한겨레

국내 연구진이 낮에는 태양으로, 밤에는 바람 등 동작으로 전기를 만드는 새로운 개념의 ‘압전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키스트)는 3일 “광전소재연구단의 송진동 단장 연구팀이 연세대 물리학과 조만호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차세대 반도체 물질(인듐갈륨비소·InGaAs)을 이용한 저차원 나노구조를 개발해 압전 효과와 광전압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는 에너지 수확장치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태양전지용으로 사용되는 나노선 구조 반도체의 원자 배열을 압전 현상이 발생하는 구조 배열로 조절해 기존의 빛에 의한 전기 생산 기능에 물리적 진동에 의한 전기 생산 기능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 압전이란 바람, 심장박동, 인간의 움직임 같은 물리적 진동으로 전기가 생산되는 현상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낮에는 태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태양전지로 작동하지만 밤에는 바람이나 사람의 움직임을 통해 전기를 만드는 압전전지 구실을 하는 것이다.

그동안 에너지 수확 기술은 압전 특성과 광전자 효율 특성이 따로따로 연구돼왔다. 태양전지용 물질인 실리콘 기반 반도체 물질이나 화합물 반도체는 태양광 흡수에 적절한 원자구조를 가진 반면 물리적 진동에 의한 전기 생산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티탄산 지르콘산 연(PZT) 같은 압전체는 물리적 진동을 전기로 바꾸는 기능을 향상시키는 쪽으로만 연구가 진행돼왔다.

연구팀은 고효율 태양전지 연구에 사용하던 화합물 반도체인 인듐갈륨비소 일부분의 원자 구조 배열이 압전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을 발견하고 나노선 안에 원자 격자 구조를 모두 압전 효과 구조로 바꾸는 연구를 해왔다.

그 결과 새로운 구조의 나노선을 구축해 외부 압력에 의해 압전 전류가 흐르는 동시에 광흡수에 의해서도 전기가 생산되는 첨단재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연구 성과를 차세대 시마트 센서의 전력공급원을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외투 같은 웨어러블 장비에 응용하면 사람 주변에 장착된 센서를 작동시키는 전원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학술지 <나노 에너지>에 실렸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