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결과가 표지 논문으로 실린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저널 사진. 한국연구재단 제공
나노 기술을 이용해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의 병원성을 빠르게 구분하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학교 함승주 교수와 고려대학교 송대섭 교수 연구팀이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과정과 숙주세포를 모방한 나노 입자를 응용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인지 저병원성인지 감별하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해당 논문은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즈> 표지 논문으로 이날 게재되었다.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조류 및 사람을 비롯한 포유류에서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사망률도 높다. 신속한 방역을 위해선 현장에서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현재 진단에 쓰이는 유전자증폭, 세포배양 등의 방법은 전문 인력과 장비가 필요하고 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빠른 현장 검사가 어렵다. 반면 빠른 검사가 가능한 신속 진단 키트는 민감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방법은 정확도가 높으면서도 30분 이내에 감별이 가능한 강점이 있다. 연구팀은 숙주세포를 모방하는 나노 입자를 개발해 이를 가능케 했다. 바이러스가 기생 대상인 숙주세포에 결합할 때에는 융합 펩타이드라는 물질이 나온다. 새 방법은 이때 발생하는 형광을 측정해 조류독감 바이러스를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또 여기에 트립신이라는 효소를 처리하면 고·저병원성 바이러스가 모두 활성화되는 반면, 퓨린 효소를 처리하면 고병원성 바이러스만 활성화되는데 이 차이를 이용하면 병원성도 감별이 가능하다.
이 연구결과는 국내 진단기기 개발 전문업체에 기술이전이 완료돼 상용화 단계에 들어 있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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