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전문가 2400명이 살인 인공지능 개발에 반대하는 서약을 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알파고’ 개발자 데미스 허사비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등 인공지능 전문가 2400명이 “살인 인공지능 개발에 협력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했다.
책임 있는 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결성된 ‘미래의 삶 연구소’(Future of Life Institute)는 이들을 비롯해 세계 90개 나라의 160개 인공지능 전문 기업과 2400명 전문가가 공동 서약에 동참했다고 18일(현지시각) 밝혔다. 미래의 삶 연구소는 미국 보스턴 기반의 단체로 스카이프 공동설립자 얀 탈린(Jaan Tallinn)이 대표이며 배우 모건 프리먼, 매사추세츠공대 에릭 브린욜프슨 교수 등이 자문위원으로 있다.
이들은 서약서에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간섭 없이 목표를 선정하고 공격하는” 시스템이 도덕적이고 실질적인 위험을 가져오고 있으며, 이런 결정은 “절대 기계에게 위임 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살인 자동 무기의 개발, 제조, 거래, 사용 등에 참여하거나 협조하는” 일체의 행동에 관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서약서는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2018 국제 인공지능 공동회의(IJCAI)에서 발표됐다. 이번 서약은 인간의 간섭 없이 죽이고 살리는 결정을 할 수 있는 기계의 개발을 막기 위한 여러 단체의 그간 국제 활동의 최신 성과라 할 수 있다.
요슈아 벵지오 캐나다 몬트리올 학습 알고리즘 연구소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이번 서약이 무기 개발에 참여중인 회사나 군대 조직 등을 수치스럽게 할 수 있다면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접근법이 실제 지뢰 개발 저지 등에서 통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한 각 나라의 군 조직과 군수기업 등은 인공지능 기술 개발의 주요 투자자다.
권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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