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등 연구팀이 스스로 광합성을 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인공세포를 만들었다. 서강대 제공
국내 연구팀이 주도한 국제연구팀이 살아 있는 원시세포와 유사하게 스스로 광합성을 하는 인공세포를 만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9일 “서강대 화학과 및 바이오계면연구소의 신관우 교수 등 국제 공동연구팀이 살아 있는 세포와 동일한 형태와 기능을 가지며 빛을 사용해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인공세포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논문은 이날치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실렸다.
연구팀은 우선 시금치에서 광합성 단백질을 추출한 뒤 박테리아에서 추출한 광전환 단백질과 재조합해 빛으로 생체에너지(ATP)를 생산할 수 있는 인공 미토콘드리아를 만들었다. 미토콘드리아는 살아 있는 세포 안에서 세포가 수행하는 대부분의 생체활동과 대사활동에 필요한 생산에너지를 생산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세포 안 소기관이다.
연구팀은 이어 인공 미토콘드리아를 인공세포막에 삽입하자 인공세포는 ‘액틴’이라는 골격단백질을 스스로 합성해 움직이는 것이 관찰됐다. 액틴 등 골격단백질은 빛을 사용해 스스로 생체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이용해 세포의 움직임과 형태를 구성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연구팀이 인공 미토콘드리아에 외부에서 빛을 쬐어주자 마치 세포가 외부 환경에 따라 스스로 움직이는 것처럼 지속적으로 생체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통해 형성된 액틴 단백질이 주변의 세포막을 움직이도록 했다.
세포막에 둘러싸여 있으며 인공광합성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와 유사한 소포체에 의해 생성된 생체에너지(ATP)로 세포막 안의 골격단백질을 합성해 세포막의 구조 변화와 움직임을 유도하는 것을 모사한 그림(왼쪽)과 실제 형광현미경 사진(오른쪽). 서강대 제공
이번에 개발한 인공세포는 외부 환경에 따라서 최소 한달까지 지속적으로 대사활동을 하며 광합성을 했다. 연구팀은 “이는 진화의 초기 단계의 세포와 매우 유사한 형태로, 현재까지 인공적으로 구현된 세포 가운데 가장 진화한 형태와 기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 논문은 신관우 교수 외에 케빈 파커 하버드대 교수, 안태규 성균관대 교수, 정광환 서강대 교수가 교신 저자, 서강대 출신으로 하버드대에서 박사후과정(포스닥)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이길용 박사가 제1저자로 작성됐다.
신관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살아 있는 생명체에 가장 근접한 혁신적인 성과로, 기존의 생화학 및 의학 연구에 살아 있는 세포와 유사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실험할 수 있는 세포 모사체를 제공해 세포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의학적 부작용이나 대사활동의 비정상적 활동의 원인을 밝히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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