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과학

“카이스트 보이콧” 선언한 세계 학자들, AI무기 개발 비판

등록 2018-04-05 16:34수정 2018-04-05 20:46

인공지능·로봇 분야 50여명 “관계 끊겠다” 공개편지
‘킬러로봇’ 우려에 카이스트 “자율무기 연구 아니다”
한화시스템과 카이스트 관계자들이 2월20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연 ‘국방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 개소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화시스템 제공
한화시스템과 카이스트 관계자들이 2월20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연 ‘국방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 개소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화시스템 제공

세계 인공지능(AI) 및 로봇 연구 분야 학자 50여명은 5일(한국시각)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이 한화시스템과 공동으로 추진하는 인공지능 무기 연구에 항의해 카이스트와의 관계를 끊겠다고 선언했다. 카이스트 쪽은 연구 목적이 “살상용 무기나 공격용 무기 개발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해명 서한을 보냈지만 학자들의 보이콧 선언이 곧바로 철회되지는 않았다.

카이스트는 2월20일 한화시스템과 ‘국방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를 공동 설립하고 개소식을 열었다. 카이스트는 센터의 설립 목적을 방위산업 물류 시스템, 무인 항법, 지능형 항공훈련 시스템 등에 대한 알고리즘 개발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토비 월시 오스트레일리아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 등 세계 30개 국가 인공지능 및 로봇 공학 연구자 50여명은 “카이스트처럼 명망이 있는 기관이 인공지능 무기 개발을 통해 군비 경쟁을 가속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유감스럽다. 우리는 카이스트 총장이 연구센터가 ‘의미있는 인간의 통제가 없는’ 자율무기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하기 전까지 공식적으로 카이스트의 어떤 부분과도 협력을 보이콧하겠다”는 내용의 공개편지를 발표했다. 학자들은 보이콧의 구체적 예로 카이스트를 방문하지 않고, 카이스트에서 방문자를 받지도 않으며, 카이스트와 관련한 연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살상의 최종 책임은 인간이 져야 하며 로봇이 알고리즘을 통해 공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여론이 강하게 부상하고 있다. 오는 13~17일(현지시각)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특정재래식무기금지협약(CCW) 회의에서도 인공지능 무기 사용 문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자들은 카이스트의 연구가 ‘킬러 로봇’ 개발과 연결됐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카이스트는 곧바로 “국방인공지능융합연구센터는 대량살상무기, 공격무기 등 인간 윤리에 위배되는 연구와 통제력이 결여된 자율무기를 포함한 인간 존엄성에 어긋나는 연구 활동을 수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항의 서명한 학자들에게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 명의의 서신을 보냈다. 일부 교수는 의혹을 해명해줘 고맙다는 회신을 보내왔지만 서명을 주도한 토비 월시 교수는 답신 이메일에서 “서명받은 사람들과 (보이콧 철회 등)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두원수 카이스트 홍보실장은 “한화시스템은 토털 아이티 솔루션 소프트웨어 업체로, 연구센터의 주요 목적은 공군 조종사들이 모의훈련 할 때 사용할 인공지능 기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무기 개발 시스템에서는 대학이 무기 개발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파이낸셜 타임스>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화시스템이 무고한 민간인까지 무차별 살상한다는 비난을 받아온 집속탄(대형 폭탄이 수백개의 소형 폭탄으로 분리돼 다수 인명을 살상하는 무기) 생산에 관여하고 있다”고 보도한 데 대해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집속탄은 ㈜한화가 만드는 것으로, 한화시스템은 2015년 한화그룹에 흡수합병된 삼성탈레스가 전신인 회사”라고 밝혔다.

이근영 이정훈 기자, 도쿄/조기원 특파원 kyle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과학자가 본 계엄 실패 원인…신세대 장병이 ‘민주주의 살인’ 막았다 1.

과학자가 본 계엄 실패 원인…신세대 장병이 ‘민주주의 살인’ 막았다

이번 주말, 올해 가장 높은 보름달 뜬다 2.

이번 주말, 올해 가장 높은 보름달 뜬다

지팡이여 안녕…노인 위한 ‘로봇 반바지’가 개발됐다 3.

지팡이여 안녕…노인 위한 ‘로봇 반바지’가 개발됐다

올해 최고 과학 성과에 ‘에이즈 예방약’…1회 주사로 6개월 감염 예방 4.

올해 최고 과학 성과에 ‘에이즈 예방약’…1회 주사로 6개월 감염 예방

2030 미래 직업 6가지, 상상이 현실 될까 5.

2030 미래 직업 6가지, 상상이 현실 될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