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과 아기가 눈을 맞추며 소통할 때 둘 사이엔 ’뇌파 동기화’도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뇌파 측정 장치를 모자처럼 쓰고 있는 아기와 어른.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제공
어른과 아기가 눈맞춤 하며 소통할 때, 뇌파에서도 둘 사이에 동기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심리학 연구진은 갓난아기들이 어른과 눈맞춤 할 때 나타나는 뇌파 패턴의 변화를 분석해, 이런 내용의 결과를 과학저널
<미국 과학아카데미 회보(PNAS)>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진은 뇌파(뇌전도, EEG)를 측정하는 모자 모양의 장치를 아기와 어른의 머리에 씌우고서 서로 다른 조건에서 둘 사이에 시선이 오갈 때에 나타나는 뇌파를 측정했다. 뇌파 기록은 뇌 신경세포들에 일어나는 집합적인 전기 신호 패턴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먼저 비디오를 통해 실험했다. 연구진은 자장가를 부르는 어른이 정면으로 바라보는 장면, 고개를 살짝 돌리고서 바라보는 장면, 그리고 고개를 살짝 돌려 다른 곳을 바라보는 장면이 각각 담긴 비디오를 신생아 17명한테 보여주면서 아기들의 뇌파를 측정했다. 비디오에 등장한 어른의 뇌파는 미리 측정해둔 상태였다. 두번째 실험에선 비디오 속이 아니라 아기 앞에서 자장가를 부르는 어른이 눈맞춤을 할 때와 시선을 피할 때에 아기와 어른의 뇌파 반응을 살폈다.
두 실험들에서 자장가를 부르는 어른들은 모두 다 아기의 뇌파에 상당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특히나 아기를 직접 바라보며 눈맞춤 할 때에 그 영향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직접 바라볼 때 아기들은 소리를 내어 반응하기도 했으며 이런 아기의 소리는 어른의 뇌파가 더 빠르게 동기화하는 데에 영향을 끼쳤다.
과학매체 <사이언스 뉴스>와
케임브리지대학 교내 뉴스 보도를 보면, 뇌파 동기화는 서로 이해하며 소통하는 어른들에서도 나타나며 수업에 집중해 참여하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관찰되는데, 이런 점에서 보면 아기와 어른의 뇌파 동기화는 아기가 눈맞춤한 어른과 좀 더 소통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서 받아들여진다.
논문 초록 (부분 번역)
두 실험에서 어른은 아기의 신경 활성에 상당한 인과적 영향을 주었다. 그 영향은 간접 시선에 비해 직접 시선이나 곁눈질 때에 더욱 강했다. 비디오가 아니라 실제 상호작용에서 아기는 간접 시선보다는 직접 시선의 경우에 어른에게 더 많은 영향을 주었다. 더욱이 아기는 직접 시선 때에 더 자주 목소리를 냈고, 더 오래 목소리를 낸 아기들은 어른들에게 더 강한 동기화를 이끌어냈다. 이런 결과는 직접 시선이 소통하는 동안에 쌍방향의 어른-아기 신경 연결을 강화함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이런 명시적인 친교 신호들은 뇌를 일시적으로 상호 조율하는 데 작용할 수 있으며, 유아기의 소통과 학습 때 정보전달을 돕는 접합의 연결망(joint network) 상태를 만들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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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NAS (2017), doi: 10.1073/pnas.1702493114]
오철우 선임기자
cheolwo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