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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5.7 대 6.3…한국 대 미·중, 북핵 지진규모 왜 다를까

등록 2017-09-04 17:48수정 2017-09-04 22:32

지진계산식 다르고 한반도 지형 특수성 때문
규모 6.3과 5.7의 에너지 차이는 8배
2차 지진 원인은 함몰·붕괴 등 오리무중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른 인공지진에 대해 한국 기상청은 규모 5.7이라고 추정한 반면 미국과 중국은 6.3, 일본 6.1이라고 발표했다.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 규모 5.7과 6.3의 에너지 차이는 얼마나 되나? 전문가들한테 물었다.

*표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유용규 기상청 지진화산감시과장은 4일 “지진의 크기를 나타낼 때 세계 공통으로 리히터 규모를 쓴다. 미국 지질학자 찰스 리히터가 우드-앤더슨식 지진계로 100㎞ 떨어진 곳에서 파형이 1㎜가 그려지면 규모를 3으로 하자고 제안한 규모이다. 하지만 규모 값은 지진규모 계산식에서 어떤 변수를 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정답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인공지진의 경우 신속한 통보가 이뤄져야 해 최소한의 관측소에서 도출된 값으로 계산해야 해서 정확한 값은 추후에 보정된다.

하지만 6차례의 북한 핵실험 때 발표된 한국 쪽 규모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규모를 비교해보면, 일정하게 미국 쪽 값이 높게 나왔다. 이번의 경우 규모가 0.6이나 차이가 나 1차 때(0.62 차이)이 이어 두번째로 차이가 컸다. 이윤수 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진의 파형은 내부 지각을 통해 전달되는데 아직 북한 지질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중국의 경우 백두산 근처에만 십수개의 지진계가 설치돼 있어 중국 쪽 계산이 실제에 가까울 확률이 높다. 미국은 세계적 망을 확보하고 있고, 중국 쪽과도 협력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중국 쪽의 규모 값이 비교적 정확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지만, 원인은 한반도 지형의 특수성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홍 교수의 설명은 이렇다. 지진 규모는 거리와 파형에 따라 다른 계산식을 쓰는데, 300㎞ 이내 거리의 지진은 지각을 통해 진동이 전달되지만 그 이상 거리는 맨틀을 통과해서 파형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북한 풍계리 인공지진의 진동은 동해 지각을 통해 전달되는데 두께가 35㎞ 안팎 대륙 지각에서 20㎞ 안팎의 동해 지각으로 바뀌면서 진폭이 줄어든다. 이것을 그대로 계산하면 규모 값이 저평가되는 것이다. 중국은 대륙지각만 통고한 값으로 계산하기에 비교적 온전한 측정값을 변수에 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규모 5.7과 6.3의 에너지 차이는 총 에너지양(E)과 규모(M) 관계식 곧 logE=1.5M+C(상수)라는 공식으로 계산한다. 일반적으로 규모 1의 차이에 에너지는 32배 차이가 난다. 하지만 단순하게 32*0.6 곧 19.2배로 계산하면 안된다. 우선 5.7과 6.3을 관계식에 대입해 차이를 내보면 0.9가 나온다. 에너지값은 로그값이어서 10의 0.9제곱을 하면 7.94배가 나온다. 규모 5.7이 티엔티 50킬로톤에 해당한다면 규모 6.3의 위력은 50×7.94 곧 약 400킬로톤에 이른다.

한편, 3일 중국 지진국이 2차 지진을 발표한 데 대해 기상청은 “감지된 바 없다”고 확인하면서 “중국 쪽은 백두산 인근에 많은 지진계를 확보하고 있어 감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도 ‘구조적인 붕괴’에 의한 2차 지진을 발표해 기상청의 해명을 무색하게 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은 4일 “인공지진 파형 안에 이상한 파형이 섞여 있어 분석중”이라고 전날 발표를 번복했다. 홍태경 교수는 2차 지진의 원인에 대해 여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방사성 물질이 새어나오지 않을 정도의 깊이인 150여미터까지 수직갱도를 뚫고 핵실험을 할 경우 큰 분화구가 만들어지면서 함몰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처럼 옆에서 파고 들어가는 갱도식 핵실험의 경우 함몰지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터널이 붕괴돼 진동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이 발표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할 정도면 엄청난 붕괴가 발생해야 해 역시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마지막으로 땅속 지질구조에서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응력이 핵폭발로 생긴 빈 공간 쪽으로 몰려들면서 지진파가 만들어질 수도 있다. 기상청은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2차 지진의 원인에 대해 분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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