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연골 줄기세포를 실은 마이크로로봇이 관절염 부위에 작용하는 과정을 묘사한 그림. 전남대 마이크로로봇의료로봇센터 제공.
마이크로로봇을 이용해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하는 획기적인 방법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었다. 전남대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 고광준 연구원을 비롯한 연구진은 연골관절 줄기세포를 마이크로로봇에 실어 정확하게 목표 부위를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연구 내용은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테리얼즈>(Advanced Healthcare Materials) 7월호 표지 논문으로 실릴 예정이다.
전자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본 마이크로로봇의 모습. 전남대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 제공.
관절연골은 많은 어르신이 통증으로 고생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 부위다. 하지만 초기 발견이 어렵고 치료도 주위 신경손상이나 증상 악화 위험이 있는 수술 요법이 대부분이라, 보통 통증 감소 요법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환자에게서 추출한 세포를 이용한 줄기세포를 연골에 주입하는 치료법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주사기에 윤활액과 줄기세포를 섞어 주변에 놓는 방식이라 줄기세포의 환부 도달률이 10%에 불과한 단점이 있었다.
새 방식은 구멍이 숭숭 뚫린 공 모양의 로봇에 줄기세포를 담아 환부로 유도하는 방식으로, 연구진은 도달률이 90%에 달할 정도로 크게 끌어 올릴 수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직경 300㎛(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크기의 이 로봇은 체내에서 분해되는 생분해성 폴리머로 만들어 진다. 연구진은 이를 젤라틴을 이용해 구멍이 숭숭 있는 구조체로 만든 뒤 표면에 나노 자성입자를 부착했다. 이 자성입자는 외부의 자기장에 반응한다. 이 마이크로로봇에 줄기세포를 실은 뒤 주사로 체내에 주입하고 몸 밖에서 자기장을 조작하면 정확히 원하는 부위에 줄기세포를 보낼 수 있다. 연골관절 줄기세포는 관절염 부위에 작용해 관절염을 치료하고, 생분해성 로봇은 체내에서 서서히 녹는다.
이 연구는 26살의 젊은 과학자 고광준 연구원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한지원 연구교수(40)와 박석호 교수(47)가 공동연구로 진행했다. 고 연구원은 “향후 마이크로의료로봇이 상용화 된다면 관절연골 손상의 새로운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오 전남대 마이크로의료로봇센터장은 “약물전달체는 환부에 전달 효율이 중요한데 마이크로의료로봇은 이동 기능을 가지고 있어 향후 의미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앞으로 관절연골이 손상된 동물을 대상으로 치료 효능 검증을 할 계획이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