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수, 비윤리적 난자 입수 의심”…사실 입증땐 파문 확산될 듯
미국 줄기세포 연구의 권위자로 황우석 서울대 교수와 공동연구를 추진해 왔던 제럴드 섀튼 교수(피츠버그대)가 윤리적 문제로 황 교수와 결별하기로 했다고 12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와 <에이피통신> 등이 보도했다.
외신들은 섀튼 교수가 이날 오후 피츠버그대를 통해 발표한 성명서에서 “20달 동안 계속됐던 황 교수팀과의 협력을 끝낸다”며 “2004년에 보도된 적이 있는 황 박사 연구의 난자 기증 과정에 대한 우려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섀튼 교수의 결별 선언은 황 교수가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필요한 난자를 연구소의 여성 과학자로부터 얻었다는 의혹과 관련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별은 조지 부시 행정부의 줄기세포 연구 반대입장과 맞물려 황 교수 연구에 대한 미국내 비판론을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는 지난 10일 미국에서 섀튼 교수 등과 줄기세포허브 관련 모임을 연 뒤 귀국했으며, 현재 언론과 접촉이 되지 않고 있다. 박기영 청와대 과학정책보좌관은 “당시 섀튼 교수와 난자 불법 매매 사건에 대해 대화가 있었으나, 줄기세포 연구 관련 난자 제공에 대해서는 얘기가 없었다고 황 교수가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섀튼 교수는 “여전히 황 박사팀의 연구가 생물의학 연구를 한단계 높인 기념비적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에이피통신>이 보도했다. 2004년 <네이처>는 황 교수 연구과정에 대해 여러 문제들을 지적하면서 연구팀의 한 여성학자가 난자를 기증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섀튼 교수는 1년 넘게 황 교수와 협력해 왔고, 지난달엔 서울서 열린 ‘세계 줄기세포 허브’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 신문은 “지난해 황 교수의 (인간 배아복제 성공) 발표 이후 과학계에선 황 교수가 실험에 쓰인 난자를 연구소의 여성과학자로부터 얻었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부하 직원으로부터 난자를 제공받는 걸 금지하는 윤리기준을 위반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섀튼 교수는 “황 교수가 이 소문을 부인했고 나도 황 교수를 믿었다. 그러나 지금은 황 교수가 나를 오도했다고 믿을 만한 (새로운) 정보를 입수했다. (황 교수에 대한) 나의 신뢰가 흔들렸다”고 말한 것으로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섀튼 교수는 또 올해 자신과 황 교수가 함께 발표했던 과학논문에 비록 의도적인 것은 아니지만 기술적 오류가 있었음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섀튼 교수는 (이 오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발표된 인간 배아복제를 담은 논문은 믿을 만하다고 강조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섀튼 교수 등은 (이런 내용의) 공개 파장이 광범위할 수 있음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이근영 박민희 기자 pcs@hani.co.kr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이근영 박민희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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