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새문안로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받는 이세돌 9단의 모습. 공동취재사진
직관과 추론으로 무장한 인공지능
과학자 정재승이 알파고를 말하다
과학자 정재승이 알파고를 말하다
알파고가 낯선 수를 두자, 전문가들은 ‘로봇이 실수를 했다’고 했다. 그러나 9~10일 세계 바둑랭킹 1위 이세돌 9단이 구글의 인공지능 로봇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내리 두 번 진 이후, 이제 우리는 ‘알파고의 바둑’을 배워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것이 인간 대 로봇의 역사적 대결이 벌어진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다. 자기학습 능력으로 무장한 알파고는 인간의 바둑을 공부해 인간보다 앞서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실수라고 무시했던 그의 한 수를 복기하면서, 우리가 창조한 로봇의 직관을 배울 것이다. 그리고 대국 중에 우리가 그를 끊임없이 의인화했던 것처럼, 인공지능을 깎아내리거나 신비화할 사람들 또한 나타날 것이다. 뇌공학을 연구해온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바이오 및 뇌공학)가 두 번의 대국을 지켜보고 글을 11일 보내왔다. 정 교수는 알파고가 보여준 직관과 추론 능력에 주목하면서, 인간만이 소유하고 있다던 이 능력이 알파고의 방식으로 깨졌음을 선언한다. 알파고는 12, 13, 15일에 이세돌과 다시 대국에 나선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봄이 다가오는가.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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