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몸] 우주선과 화석의 몸
▶ 미국의 행성 탐사선 보이저 1호가 인류가 만든 기계로는 처음으로 태양계를 벗어났습니다. 보이저 1, 2호와 그 보다 먼저 쏜 파이어니어 10, 11호에는 각각 미지의 외계 생명체에게 보내는 음반과 그림 편지가 실려 있습니다. 사람의 몸도 그려져 있지요. 우주를 외롭게 떠돌 그 그림을 생각하다 궁금해졌습니다. 외계 생명체는 과연 그림 속 몸을 보고 인류를 알아볼 수 있을까요.
얼마 전 인류가 만든 물체로서는 처음으로 행성 탐사선 ‘보이저 1호’가 태양계를 벗어나 항성간 우주에 나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외계로 나간 만큼 다른 우주에 사는 미지의 지적 생명체(외계인)와 만날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이저 1호에는 이렇게 외계 생명체와 만날 때를 대비해서 안에 ‘황금 음반’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음반이 설치돼 있다. 외계 생명체가 음반을 발견하고 올바르게 작동시키기만 한다면, 그들은 미지의 행성 지구에서 녹음한 다양한 자연의 소리와 각국의 언어로 된 인류의 인사말을 들을 수 있다. 지구인이 외계인에게 전하는 일종의 친선 편지인 셈이다.
보이저보다 5, 6년 앞서 발사된 또다른 탐사선 파이어니어 10호와 11호에도 편지가 들어 있다. 이 편지는 보이저에 설치된 음반과 달리 소리가 나지 않고, 태양계와 지구, 그리고 인류의 모습을 그린 그림만을 담고 있다.
19세기엔 피부색만으로도 ‘종’ 구분
이 가운데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인류다. 탄탄한 몸매를 지닌 선남선녀의 모습으로, 남자는 인사를 하려는 듯 한 손을 들고 있으며 건장하다. 여성도 꽤 풍만한 모습이다. 가만 보면 둘 다 그리스나 르네상스 시대의 조각 또는 그림에서 보던 몸의 모습과 상당히 닮았다. 실제로 이 그림은 오래 훈련받은 서양화가이자, 유명한 천문학자 겸 과학저술가 칼 세이건의 아내이던 린다 샐즈먼이 그렸다. 그렇다면 이 그림 편지에 표현된 ‘인류 대표’의 몸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결과적으로 예술 속에서 이상화된 서양인의 몸에 가까워진 것은 아닐까.
사실 ‘서양인의 몸’이라는 게 따로 있지는 않다. 현재 지구에는 단 한 종의 인류, 즉 호모 사피엔스만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져 있으며, 따라서 큰 신체 차이는 없다는 게 기본 상식이다. 더구나 지역에 따라 몸의 특성이 다르다는 말은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인종 개념이 횡행했던 19세기는 피부색이라는 작은 신체 차이를 극단적인 종 차이로까지 부각시키고자 했기 때문에 폐단이 나타났다.
조지아서 발견된 180만년 전
인류 화석과 다른 초기 인류 화석
비교하니 공통점이 많았다
“초기 인류는 하나의 종이다”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현생인류는 하나의 종이지만
사실 다양한 ‘천의 몸’ 가졌다
하지만 생김새만으로 판단하는
고인류학자는 초기 인류 분석에
때때로 혼란을 느낀다 하지만 파이어니어호에 실린 인류 그림이 서양인을 연상시키는 것 또한 분명 사실이다. 짙게 표현된 남자의 눈매는 분명 높은 눈두덩과 상대적으로 깊은 눈가를 표현하고 있다. 아시아인에게서는 쉽게 보기 힘든 특징이다. 문득 엉뚱한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파이어니어 10호를 정말로 만나게 된 외계인이 있다고 해보자. 이들은 직접 지구를 찾아와 그림을 그린 주인공(지구인)을 찾기로 마음먹는다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혹시 서양인과 체형이나 얼굴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로 아시아 사람이나 아프리카 사람, 호주 원주민(애버리지니)은 인류가 아니라고 주장하진 않을까. 인류의 친척 종(생물)으로 분류해버릴 가능성은 없을까. 옛 인류를 연구하는 고인류학자들도 마찬가지 혼란을 느낀다. 이들에게는 화석화된 뼈라는 제한된 정보만이 부정기적으로 주어진다. 그나마도 거의 대부분 불완전하다. 이 뼈를 토대로 추정하는 인류의 생전 모습이 종을 구분하는 유일한 근거가 되는데,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소에서 비슷하면서도 다른 뼈 화석이 나오면 새로운 종인지 아닌지 쉽게 알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실제로 고인류학계에서는 발굴한 화석이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종이라는 주장과, 기존에 알고 있던 종의 일부인지를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이 거의 매번 벌어지곤 한다. 지난 10월18일, 미국의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 논문도 그런 논쟁과 관련이 있다. 미국과 조지아, 이스라엘, 스위스 공동연구진은 180만년 전에 지금의 조지아에서 살던 친척 인류의 화석을 연구했다. 조지아의 드마니시 지방에서는 2000년대 초중반, 모두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친척 인류의 머리뼈 화석이 5구 발견됐는데, 그중에는 상태가 아주 좋아서 살아 있었을 때의 형태를 거의 완벽에 가깝게 복원할 수 있는 것도 있었다. 한 개체의 온전한 머리 모양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연구팀은 이 화석을 비롯해 다섯 구의 화석을 여러 해에 걸쳐서 연구한 뒤 이들의 특징을 정리했고, 그 결과를 기존에 이미 많이 연구가 돼 있던 비슷한 시기(180만~200만년 전)의 다른 초기 인류 화석과 비교했다. 이 연구의 결과는 종을 둘러싼 논쟁 가운데에서도 특히 극단적이었다. 당시 존재하던 모든 초기 인류가 모두 하나의 종에 속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의 연구는 이 시기에 최소 두세 종의 인류로 나뉘어 존재했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연구팀이 이렇게 주장한 데에는 근거가 있다. 기존에 발견됐던 초기 인류의 다양한 화석들과 드마니시의 화석, 침팬지류, 그리고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를 생김새 차이를 중심으로 분류해 배열해 봤더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먼저 아프리카와 드마니시의 200만~180만년 전 초기 인류의 몸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았다. 얼굴의 너비, 광대뼈의 형태 등의 특징이 비슷했다. 눈두덩의 높이 등 세세한 생김새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날의 침팬지나 보노보 등이 한 집단에서 보이는 개체별 특징 차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를 통해 추정해 보면, 초기 인류 사이에 보이는 몸의 생김새 차이는 서로 다른 종이라서가 아니라 한 종 안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성 때문일 가능성이 더 높다. 이 연구는 현생인류의 몸 생김새 역시 비슷한 정도로 차이가 난다는 점도 확인해줬다. 현생인류의 몸도 결코 단 하나의 모습이 아니며 지역에 따라 또는 개체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는 뜻이다. 다양성의 정도를 수치화한 결과 역시 초기 인류나 지금의 침팬지 무리 안에서 보이는 다양성과 엇비슷했다. 현생인류는 하나의 종 아래에 묶여 있지만, 사실은 대단히 다양한 ‘천의 몸’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 먼 미래의 인류가 화석으로 우리 중 몇몇의 유골을 발굴한다면, 몸의 생김새가 개체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이유로 고심 끝에 우리를 모두 각기 다른 종으로 분류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흔들리는 ‘아프리카 기원론’ 여기까지 생각하면, 지능이 뛰어난 미지의 외계인이 파이어니어에 그려진 서양인 체형의 몸 그림만을 ‘표준 인류 도감’으로 신봉하다가 수많은 지구인에게 “지구인 아님” 딱지를 붙이더라도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70억이나 되는, 지구에 존재하는 대형 포유류 가운데 월등한 개체수를 자랑하는 인류가 보이는 다양성이 혼란을 불러일으킬 테니 말이다. 더구나, 몸의 생김새와 색을 이용한 ‘구별 짓기’는 이미 지난 100여년 동안 지구인들이 서로에게 해왔지 않은가. 물론 인종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돼 버렸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사실 논문에는 한마디도 언급돼 있지 않지만, 이 연구는 좀더 넓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 현생인류가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는 ‘아프리카 기원론(완전대체론)’ 대신 다른 이론을 지지할 틈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기원론에 따르면, 호모 사피엔스는 15만~20만년 전쯤 동아프리카에서 태어났고, 이후 지구 곳곳에 진출하며 기존에 살던 다른 초기 인류를 대체해(멸종) 지금에 이르렀다. 이 이론에는 맞수가 있는데, 현생인류가 이주하면서 지역에 원래 있던 초기 인류와 서로 피가 섞여서 지금에 이르렀다는 ‘다지역 연계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초기 인류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저 현생인류 안에 섞여든 것뿐이다. 유전학 등 기존의 과학 연구 결과는 원래 완전대체론을 지지했지만, 최근 네안데르탈인과 등의 친척 인류가 현생인류 사이에 피가 섞였다는 증거가 발견되면서 최근 급속히 다지역 연계론이 힘을 얻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다지역 연계론은 초기 인류 이후 현재까지 모든 인류가 사실상 하나의 종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이번에 나온 연구 결과 역시 비록 초기 인류만 다뤘지만, 인류가 단 하나의 종으로만 존재했다고 말하고 있다. 또 다지역 연계론은 같은 종이라도 지역적으로 몸에 차이를 지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그 지역에 기존에 존재하던 인류와 섞였기 때문에 그 종의 고유한 특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파이어니어호의 그림 편지 속 유럽인이 지닌 건장한 체구와 깊은 눈매를 보면, 현생인류와 가장 가까운 친척 인류였던 네안데르탈인(지금은 사라졌음)의 특징과 비슷하다. 실제로 네안데르탈인은 유럽 지역에 주로 살았고, 유전학 연구 결과 역시 모든 지역의 사람 중 유럽인이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다. 윤신영 <과학동아> 기자
인류 화석과 다른 초기 인류 화석
비교하니 공통점이 많았다
“초기 인류는 하나의 종이다”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현생인류는 하나의 종이지만
사실 다양한 ‘천의 몸’ 가졌다
하지만 생김새만으로 판단하는
고인류학자는 초기 인류 분석에
때때로 혼란을 느낀다 하지만 파이어니어호에 실린 인류 그림이 서양인을 연상시키는 것 또한 분명 사실이다. 짙게 표현된 남자의 눈매는 분명 높은 눈두덩과 상대적으로 깊은 눈가를 표현하고 있다. 아시아인에게서는 쉽게 보기 힘든 특징이다. 문득 엉뚱한 걱정을 하게 된다.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파이어니어 10호를 정말로 만나게 된 외계인이 있다고 해보자. 이들은 직접 지구를 찾아와 그림을 그린 주인공(지구인)을 찾기로 마음먹는다면,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혹시 서양인과 체형이나 얼굴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로 아시아 사람이나 아프리카 사람, 호주 원주민(애버리지니)은 인류가 아니라고 주장하진 않을까. 인류의 친척 종(생물)으로 분류해버릴 가능성은 없을까. 옛 인류를 연구하는 고인류학자들도 마찬가지 혼란을 느낀다. 이들에게는 화석화된 뼈라는 제한된 정보만이 부정기적으로 주어진다. 그나마도 거의 대부분 불완전하다. 이 뼈를 토대로 추정하는 인류의 생전 모습이 종을 구분하는 유일한 근거가 되는데,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장소에서 비슷하면서도 다른 뼈 화석이 나오면 새로운 종인지 아닌지 쉽게 알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실제로 고인류학계에서는 발굴한 화석이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종이라는 주장과, 기존에 알고 있던 종의 일부인지를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이 거의 매번 벌어지곤 한다. 지난 10월18일, 미국의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 논문도 그런 논쟁과 관련이 있다. 미국과 조지아, 이스라엘, 스위스 공동연구진은 180만년 전에 지금의 조지아에서 살던 친척 인류의 화석을 연구했다. 조지아의 드마니시 지방에서는 2000년대 초중반, 모두 비슷한 시기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친척 인류의 머리뼈 화석이 5구 발견됐는데, 그중에는 상태가 아주 좋아서 살아 있었을 때의 형태를 거의 완벽에 가깝게 복원할 수 있는 것도 있었다. 한 개체의 온전한 머리 모양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연구팀은 이 화석을 비롯해 다섯 구의 화석을 여러 해에 걸쳐서 연구한 뒤 이들의 특징을 정리했고, 그 결과를 기존에 이미 많이 연구가 돼 있던 비슷한 시기(180만~200만년 전)의 다른 초기 인류 화석과 비교했다. 이 연구의 결과는 종을 둘러싼 논쟁 가운데에서도 특히 극단적이었다. 당시 존재하던 모든 초기 인류가 모두 하나의 종에 속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 이전까지의 연구는 이 시기에 최소 두세 종의 인류로 나뉘어 존재했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연구팀이 이렇게 주장한 데에는 근거가 있다. 기존에 발견됐던 초기 인류의 다양한 화석들과 드마니시의 화석, 침팬지류, 그리고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를 생김새 차이를 중심으로 분류해 배열해 봤더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먼저 아프리카와 드마니시의 200만~180만년 전 초기 인류의 몸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았다. 얼굴의 너비, 광대뼈의 형태 등의 특징이 비슷했다. 눈두덩의 높이 등 세세한 생김새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날의 침팬지나 보노보 등이 한 집단에서 보이는 개체별 특징 차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를 통해 추정해 보면, 초기 인류 사이에 보이는 몸의 생김새 차이는 서로 다른 종이라서가 아니라 한 종 안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성 때문일 가능성이 더 높다. 이 연구는 현생인류의 몸 생김새 역시 비슷한 정도로 차이가 난다는 점도 확인해줬다. 현생인류의 몸도 결코 단 하나의 모습이 아니며 지역에 따라 또는 개체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는 뜻이다. 다양성의 정도를 수치화한 결과 역시 초기 인류나 지금의 침팬지 무리 안에서 보이는 다양성과 엇비슷했다. 현생인류는 하나의 종 아래에 묶여 있지만, 사실은 대단히 다양한 ‘천의 몸’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만약 먼 미래의 인류가 화석으로 우리 중 몇몇의 유골을 발굴한다면, 몸의 생김새가 개체마다 조금씩 다르다는 이유로 고심 끝에 우리를 모두 각기 다른 종으로 분류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흔들리는 ‘아프리카 기원론’ 여기까지 생각하면, 지능이 뛰어난 미지의 외계인이 파이어니어에 그려진 서양인 체형의 몸 그림만을 ‘표준 인류 도감’으로 신봉하다가 수많은 지구인에게 “지구인 아님” 딱지를 붙이더라도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70억이나 되는, 지구에 존재하는 대형 포유류 가운데 월등한 개체수를 자랑하는 인류가 보이는 다양성이 혼란을 불러일으킬 테니 말이다. 더구나, 몸의 생김새와 색을 이용한 ‘구별 짓기’는 이미 지난 100여년 동안 지구인들이 서로에게 해왔지 않은가. 물론 인종은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 돼 버렸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사실 논문에는 한마디도 언급돼 있지 않지만, 이 연구는 좀더 넓게 해석할 여지가 있다. 현생인류가 아프리카에서 태어났다는 ‘아프리카 기원론(완전대체론)’ 대신 다른 이론을 지지할 틈이 생기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기원론에 따르면, 호모 사피엔스는 15만~20만년 전쯤 동아프리카에서 태어났고, 이후 지구 곳곳에 진출하며 기존에 살던 다른 초기 인류를 대체해(멸종) 지금에 이르렀다. 이 이론에는 맞수가 있는데, 현생인류가 이주하면서 지역에 원래 있던 초기 인류와 서로 피가 섞여서 지금에 이르렀다는 ‘다지역 연계론’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초기 인류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저 현생인류 안에 섞여든 것뿐이다. 유전학 등 기존의 과학 연구 결과는 원래 완전대체론을 지지했지만, 최근 네안데르탈인과 등의 친척 인류가 현생인류 사이에 피가 섞였다는 증거가 발견되면서 최근 급속히 다지역 연계론이 힘을 얻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다지역 연계론은 초기 인류 이후 현재까지 모든 인류가 사실상 하나의 종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이다. 이번에 나온 연구 결과 역시 비록 초기 인류만 다뤘지만, 인류가 단 하나의 종으로만 존재했다고 말하고 있다. 또 다지역 연계론은 같은 종이라도 지역적으로 몸에 차이를 지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그 지역에 기존에 존재하던 인류와 섞였기 때문에 그 종의 고유한 특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파이어니어호의 그림 편지 속 유럽인이 지닌 건장한 체구와 깊은 눈매를 보면, 현생인류와 가장 가까운 친척 인류였던 네안데르탈인(지금은 사라졌음)의 특징과 비슷하다. 실제로 네안데르탈인은 유럽 지역에 주로 살았고, 유전학 연구 결과 역시 모든 지역의 사람 중 유럽인이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고 있다. 윤신영 <과학동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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