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컴퓨터 운영체제 크롬을 이용해 삼성전자가 만든 노트북 크롬북이 지난달 말 국내에 출시됐다. 컴퓨터 사용 시간의 90%가 인터넷 이용이라는 점을 고려해, 인터넷 활용에 특화된 노트북이다. 8초 만에 부팅되고, 작업한 자료도 인터넷의 구글 계정에 보관하고 불러오는 구조다. 인터넷이 안 되는 곳에선 무용지물일 수 있다는 지적에 오프라인에서 이용 가능한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
신개념 크롬북을 삼성전자가 만들었지만 정작 국내에선 미동도 없다. 크롬북은 구글의 웹 브라우저인 크롬을 이용하는데, 국내 인터넷은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니고서는 무용지물에 가깝다. 특정 브라우저를 안 쓰면 인터넷뱅킹, 전자상거래, 인터넷 동영상 강의 등을 이용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8일 태블릿피시(PC)가 최고의 온라인 쇼핑 도구라고 보도했다. 온라인쇼핑몰에 아이패드로 접속한 경우, 피시나 스마트폰으로 접근했을 때보다 구매로 이어진 비율이 월등히 높다. 아이패드 사용자의 소득 수준과 함께 쇼핑책자를 보면서 넘기는 듯한 사용방식이 손쉽게 구매로 연결된 배경이다. 태블릿피시가 ‘지름신’ 도구가 되고 있는 현실에 업계도 분주하다. 태블릿용 애플리케이션이 잇따르고 아마존닷컴은 사이트를 태블릿 환경에 최적화하고 있으며 태블릿피시 ‘파이어’도 발표했다.
국내에서 크롬북이나 아이패드로 아마존닷컴·이베이 등에선 쇼핑을 할 수 있지만 국내 쇼핑몰에선 결제가 거의 불가능하다. 웹 표준을 무시하고 액티브엑스(X)라는 ‘한국형 보안’으로 덧칠한 웹사이트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은 최근 한국의 정보기술산업 경쟁력이 2009년 세계 16위에서 올해 19위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2007년 세계 3위였으나 지난 4년간 연속 하락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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