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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몸안에 퍼진 암세포, 정맥주사로 잡는다

등록 2011-09-01 21:03수정 2011-09-01 22:08

항암 바이러스 개념도
항암 바이러스 개념도
캐나다 존 벨 교수 연구팀
항암 치료제 혈관에 주입
암세포만 골라 파괴 성공
인간이 항암 바이러스로 암을 완치할 수 있는 길에 한발 더 다가섰다.

캐나다 오타와대학교의 존 벨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낸 항암 바이러스를 신체의 여러 장기로 암이 전이된 중증 환자들에게 주사해 종양 부위의 암세포들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도록 하는 임상실험에 성공했다고 영국 <비비시>(BBC) 방송 인터넷판이 31일(현지시각) 전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천연두 치료에 쓰이는 우두 바이러스를 자기복제가 가능하도록 개량한 신종 항암 바이러스를 중증 암환자 23명에게 정맥주사로 투여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JX-594로 명명된 이 바이러스는 암환자의 혈관을 타고 온몸을 흐르다가, 종양 부위의 암세포만 골라 침투해서 자기증식을 함으로써 종양 번식을 억제했다. 건강한 생체조직은 전혀 건드리지 않았다. 특히 가장 많은 분량의 항암 바이러스를 투여한 환자들에게서 효과는 더욱 뚜렷했다.

벨 교수는 “바이러스가 암세포 조직 안에서 지속적이고 선택적으로 자기증식을 하는 현상을 보여준 것은 의료사상 처음이어서 몹시 흥분했다”고 말했다. 영국 암연구소의 닉 리모인 교수는 “수많은 천연두 환자의 치료에 쓰였던 우두 바이러스가 온몸에 암세포가 퍼진 환자까지 치료할 수 있도록 개량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의료계에서 ‘항암 바이러스’라는 개념 자체는 새로운 게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인체의 면역거부 반응을 피하고자 항암 세포를 종양 부위에 직접 투입해야 했다. 암세포가 인체 깊숙한 곳까지 침투했거나 민감한 장기로 전이됐을 경우, 외과적인 방법으로 항암 바이러스 투여는 거의 불가능했다.

이번 실험은 항암 바이러스가 혈류를 타고 몸을 돌다가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란 평가다. 벨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머잖아 바이러스 및 생물학적 치료법이 암에 대한 접근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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