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염색체 특이 DNA와 네안데르탈인 일치 확인
두 종이 섞였다는 가설 확증…중동지역서 이종교배”
두 종이 섞였다는 가설 확증…중동지역서 이종교배”
“오늘날 대다수의 인간은 부분적으로 네안데르탈인이다.”
현생 인류의 뿌리가 호모사피엔스보다 훨씬 앞선 네안데르탈인까지 거슬러올라간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유전학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몬트리올대 연구팀이 인간 염색체에서 발견된 특이한 디엔에이(DNA)가 네안데르탈인의 게놈(유전정보의 집합체)에서 비롯했다는 연구 결과를 영국 옥스퍼드대 월간학술지 <분자생물학과 진화>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과학저널 <디스커버리>가 18일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10여년 전 인간 염색체에서 ‘하플로타입’으로 명명된 특이한 디엔에이가 발견된 데서 비롯했다. 이 디엔에이는 인류의 기원지였던 사하라사막 이남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대륙의 인간이 갖고 있는데도 그 기원을 알 수 없었다. 수수께끼는 2010년 네안데르탈인의 게놈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풀렸다. 현생 인류의 하플로타입과 네안데르탈인의 게놈에서 유전적 동질성이 확인된 것이다.
네안데르탈인은 80만~40만년 전 아프리카를 떠나 유럽과 서아시아 지역에서 번성하다 3만년 전께 갑자기 사라진, 사람속(HOMO屬)의 일종이다. 반면 현생인류는 8만~5만년 전 아프리카를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을 이끈 다미앵 라부다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두 종이 피를 섞었다는 가설을 확증하는 것이며, 그같은 이종교배는 주로 중동지역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미국 유전학자 닉 패터슨도 “하플로타입의 존재는 현생인류의 조상과 네안데르탈인인의 피가 섞였기 때문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거의 없다”고 평가했다.
학계에선 네안데르탈인이 현생인류의 직계조상인 호모사피엔스의 아종(亞種)인지, 전혀 다른 종인지를 놓고 이견이 맞서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그 둘이 유전자 교환을 통한 번식이 가능한 동종에 속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라부다 박사는 “다양성은 생물종의 장기적 생존에 매우 중요하며, 다른 유전자의 추가는 생물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고 강조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