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멸종 부른 ‘밥티스티나 소행성’
‘밥티스티나 소행성’ 충돌로 생긴 ‘지름10㎞ 파편’
6500만년전 지구 추락…대화재·지진…산소·먹이 급감
6500만년전 지구 추락…대화재·지진…산소·먹이 급감
1억6천만년 동안 지구를 지배한 공룡의 멸종 원인을 운석과 지구의 충돌에서 찾는 학설은 그동안 다수의 지지를 받아왔다. 그렇지만 공룡의 떼죽음을 몰고온 운석이 언제, 어디로부터 온 것인지 등 이 학설을 뒷받침하는 구체적 증거는 제시된 적이 거의 없다.
그 실마리를 찾기 위해 연구를 거듭해온 미국과 체코의 공동 연구진은 공룡 멸종 과정을 추적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6일 발행되는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1억6천만년 전 화성과 목성 사이(소행성대)를 돌던 두 개의 소행성이 충돌하면서 생긴 운석이 ‘주범’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1억6천만년 전 소행성대 가장 안쪽에 있던 밥티스티나 소행성의 모체(지름 170km)가 또 다른 소행성(60㎞)과 충돌했음을 추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를 보면, 이 충돌로 지름 10㎞ 이상의 운석 300여개와 지름 1㎞ 이상의 파편 14만개 등 이른바 ‘밥티스티나 소행성 일족’이 형성됐다. 이들 가운데 지구로 향한 커다란 운석(지름 10㎞)이 6500만년 전 멕시코 유카탄반도에 떨어져 칙술룹 분화구라는 지름 180㎞의 거대한 구덩이를 만들었다.
이 운석 충돌이 지구에 화재와 먼지구름 그리고 거대한 지각변동을 일으키면서, 먹이와 산소가 부족해져 공룡 멸종의 원인이 됐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칙술룹 분화구를 만든 운석의 구성 물질이 밥티스티나 소행성 구성 물질과 동일하다는 점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칙술룹 분화구의 퇴적물 표본에서는 밥티스티나 일족을 비롯한 극소수 운석에서만 발견되는 탄소질 콘드라이트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소행성대에서 이탈한 운석들이 지구뿐 아니라 달과 화성, 금성과도 충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1억800만년 전 달에 형성된 타이코 분화구(지름 85㎞)도 이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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