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과학

눈 망막 뒤의 별 세계…올해의 현미경 사진 1위

등록 2023-10-21 09:10수정 2023-10-21 11:44

49회 니콘스몰월드 공모전 수상작 발표
1위 생쥐의 시신경(20배율). Hassanain Qambari & Jayden Dickson/Nikon Small World
1위 생쥐의 시신경(20배율). Hassanain Qambari & Jayden Dickson/Nikon Small World

현미경으로 본 세상은 작은 우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경이롭고 다채롭다.

올해로 49회째를 맞은 현미경 사진 공모전 ‘니콘 스몰 월드’의 수상작들도 예외가 아니다. 생쥐의 시신경에서부터 불꽃이 일기 시작한 성냥에 이르기까지 눈으로는 접할 수 없는 미시세상 속으로 우리를 안내해 준다. 올해는 72개국에서 1900여점의 작품이 제출됐다.

올해의 현미경 사진 1위는 생쥐의 시신경을 20배 확대한 사진이 차지했다. 중추신경계를 구조적으로 지지해주는 별 모양의 성상세포(노란색)와 수축성 단백질(빨간색), 망막 혈관구조(파란색)가 생생하게 드러나 있다.

심사진은 “전 세계 당뇨환자 5명 중 1명꼴로 앓고 있는 당뇨성 망막병증 연구와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사진”이라고 평가했다. 당뇨성 망막병증은 고혈당으로 인해 눈 뒤쪽의 망막 혈관이 손상될 때 발생한다. 손상된 혈관이 부풀어 오르거나 터지면 시력이 약해지거나 실명할 수 있다.

2위, 성냥개비에 불이 붙는 순간(2.5배율). Ole Bielfeldt/Nikon Small World
2위, 성냥개비에 불이 붙는 순간(2.5배율). Ole Bielfeldt/Nikon Small World

성냥개비에 불이 붙는 순간

2위는 성냥개비 머리가 마찰면을 긁으면서 불꽃이 일기 시작하는 순간을 촬영한 사진이다. 8000분의 1초의 찰나적 순간을 포착한 것으로, 2.5배 확대 사진이다.

성냥개비의 머리는 염소산칼륨이 주성분이며, 마찰면의 주성분은 적린이다. 성냥개비를 마찰면에 그으면 마찰열로 적린이 백린으로 변하면서 백린과 염소산칼륨이 반응해 불이 붙는다. 성냥개비 머리에 함유돼 있는 황은 연소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성냥은 처음엔 연소 물질로 백린을 썼다. 인 원자 4개로 이뤄져 있는 백린은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해 저절로 불이 붙을 정도로 인화성이 높다. 미국 서부영화에서 총잡이들이 아무 데나 성냥개비를 그어 불을 붙이는 장면에 나오는 성냥이 백린 성냥이다. 그러나 워낙 불이 잘 붙어 위험한데다 독성도 있어 백린 성냥은 얼마 못가 퇴출됐다. 지금 쓰는 적린은 백린의 중합체로 스스로 발화하지 않는 안정적 구조를 갖고 있다.

3위, 하트 모양을 그린 유방암 세포(40배율). Malgorzata Lisowska/Nikon Small World
3위, 하트 모양을 그린 유방암 세포(40배율). Malgorzata Lisowska/Nikon Small World

3위는 40배율 현미경으로 본 유방암 세포다. 치명적인 암 세포가 하트(심장) 모양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현미경 사진을 찍으려면 현미경에 카메라를 부착해야 한다. 1850년 영국의 생리학자 리처드 힐 노리가 혈액 세포 연구에 처음으로 이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콘스몰월드 공모전이 탄생한 20세기 후반 이후엔 연구 목적을 넘어 예술성까지 추구하는 쪽으로 현미경 사진의 영역이 확장됐다.

이밖에 20위까지의 입상작 가운데 몇가지를 소개한다.

4위, 타란툴라 독거미의 송곳니(10배율). John-Oliver Dum/Nikon Small World
4위, 타란툴라 독거미의 송곳니(10배율). John-Oliver Dum/Nikon Small World

5위, 자외선 빛을 받아 반짝이는 야생 올리브나무(Eleagnus angustifolia)의 잎에 난 ‘자가형광 방어 털’(10배율). David Maitland/Nikon Small World
5위, 자외선 빛을 받아 반짝이는 야생 올리브나무(Eleagnus angustifolia)의 잎에 난 ‘자가형광 방어 털’(10배율). David Maitland/Nikon Small World

8위, 카페인의 결정 구조(25배율). Stefan Eberhard/Nikon Small World
8위, 카페인의 결정 구조(25배율). Stefan Eberhard/Nikon Small World

11위, 설탕 시럽의 결정 구조(25배율). 구겨진 종이를 겹겹이 쌓아 놓은 느낌을 준다. Diego García/Nikon Small World
11위, 설탕 시럽의 결정 구조(25배율). 구겨진 종이를 겹겹이 쌓아 놓은 느낌을 준다. Diego García/Nikon Small World

15위, 돌산호와 공생하는 미세조류와 돌산호의 돌기(5배율). Pichaya Lertvilai/Nikon Small World
15위, 돌산호와 공생하는 미세조류와 돌산호의 돌기(5배율). Pichaya Lertvilai/Nikon Small World

17위, 중국 달나방의 날개 비늘(20배율). Yuan Ji/Nikon Small World
17위, 중국 달나방의 날개 비늘(20배율). Yuan Ji/Nikon Small World

19위, 화초로 많이 키우는 평화백합(스파티필룸) 잎의 숨구멍(40배율). Marek Miś/Nikon Small World
19위, 화초로 많이 키우는 평화백합(스파티필룸) 잎의 숨구멍(40배율). Marek Miś/Nikon Small World

20위, 제브라피시의 머리(4배율). 파란색은 혈관, 노란색은 림프관, 자홍색은 피부와 비늘이다. Daniel Castranova, Brant Weinstein/Nikon Small World
20위, 제브라피시의 머리(4배율). 파란색은 혈관, 노란색은 림프관, 자홍색은 피부와 비늘이다. Daniel Castranova, Brant Weinstein/Nikon Small World

*수상작 모음집

https://www.nikonsmallworld.com/galleries/2023-photomicrography-competition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우주는 얼마나 어두울까…뉴허라이즌스 통해 계산해보니 1.

우주는 얼마나 어두울까…뉴허라이즌스 통해 계산해보니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6억년 전에 계획이 있었네 2.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6억년 전에 계획이 있었네

점토를 초속 10m로 투척…시멘트 없이 3D 프린팅 건물 짓는다 3.

점토를 초속 10m로 투척…시멘트 없이 3D 프린팅 건물 짓는다

“인간의 자연수명은 38년”...DNA가 말했다 4.

“인간의 자연수명은 38년”...DNA가 말했다

수명 20년 늘려주는 생활 습관 8가지…효과 1위는? 5.

수명 20년 늘려주는 생활 습관 8가지…효과 1위는?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