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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100경분의 1초’ 전자 움직임 포착…‘아토초’ 분야 첫 노벨상

등록 2023-10-03 21:31수정 2023-10-04 02:42

아고스티니·크라우스·륄리에 공동 노벨물리학상 수상
3일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과학원에서 한스 엘레그렌 왕립과학원 상임 사무국장(가운데)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아토초 단위의 빛 펄스를 생성하는 방법을 개발한 피에르 아고스티니, 페렌츠 크라우스, 안 륄리에가 위쪽 화면에 보인다. 스톡홀름/로이터 연합뉴스
3일 스웨덴 스톡홀름 왕립과학원에서 한스 엘레그렌 왕립과학원 상임 사무국장(가운데)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를 발표하고 있다. 아토초 단위의 빛 펄스를 생성하는 방법을 개발한 피에르 아고스티니, 페렌츠 크라우스, 안 륄리에가 위쪽 화면에 보인다. 스톡홀름/로이터 연합뉴스

2023년 노벨 물리학상의 영예는 아토초(attosecond) 단위의 빛 펄스를 생성하는 방법을 시연한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아토초는 100경분의 1초를 말한다. 아토초 과학 분야에 물리학상이 수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각) 피에르 아고스티니(70)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교수, 페렌츠 크라우스(61) 독일 막스플랑크 양자과학연구소 교수, 안 륄리에(65) 스웨덴 룬드대 교수 등 3명을 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아고스티니와 륄리에 교수는 프랑스, 크라우스는 헝가리 태생이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은 인류에게 원자와 분자 내부 전자의 세계를 탐구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를 제공한 실험으로 인정을 받았다. 이들의 공헌 덕분에 이전에는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과정을 조사할 수 있게 됐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원자 내부에서 전자가 움직이거나 에너지량이 변화하는 과정을 측정하려면 극도로 짧은 파장의 빛을 사용해야 하는데 이들이 그 길을 열어보였다는 것이다. 아토초는 너무 짧아서 1초의 백만분의, 백만분의, 백만분의 1을 의미한다.

노벨위원회는 “수상자들은 실험을 통해 아토초 단위로 측정할 수 있을 정도로 짧은 빛의 펄스를 만들고, 이런 펄스가 원자와 분자 내부 과정의 이미지를 제공하는데 사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남창희 기초과학연구원 초강력 레이저과학 연구단장은 “카메라의 셔터 스피드가 빠를수록 순간 포착이 잘되는 것처럼 순간 포착을 위해서는 사용하는 빛의 펄스가 짧아야 하는데, 이들의 아토초 펄스 연구를 통해 원자 안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남 단장은 “이제는 아토초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을 때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됐다”며 “아고스티니와 륄리에 교수는 아토초 펄스를 만드는 초기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크라우스 교수는 아토초 분야가 확산되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노벨위원회는 지난해보다 100만크로나가 인상된, 올해 노벨상 상금 1100만크로나(약 13억5천만원)가 세 사람에게 동등하게 3분의 1씩 돌아간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앞서 2일에는 코로나19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 기여한 헝가리 출신의 커털린 커리코(68) 헝가리 세게드 대학 교수와 드루 와이스먼(64)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의대 교수를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수상자로 발표했다.

김정수 선임기자 js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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