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모든 손목 밴드에서 잠재적으로 유해한 박테리아가 검출됐다. 픽사베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제품 가운데 하나가 손목에 착용하는 스마트워치다.
그러나 건강 관리를 위해서는 일상적으로 손목에 차고 있는 스마트워치의 청결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할 것같다.
미국 플로리다 애틀랜틱대 연구진은 다양한 재질의 손목 밴드를 조사한 결과 잠재적으로 유해한 병원성 박테리아가 존재하는 걸 확인해 국제학술지 ‘전염병의 발전’(Advances in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고무, 천, 가죽, 금속 5가지 소재의 손목 밴드와 박테리아 검출량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 운전기사, 소방관, 수의사 등이 포함된 실험참가자 20여명을 무작위로 선별한 뒤 이들이 차고 있는 손목 밴드에 묻어 있는 물질을 면봉으로 채취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시험 대상이 된 거의 모든 손목 밴드(95%)에서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건강을 관리하기 위해 착용한 기기가 건강에 해로운 미생물의 서식지가 된 셈이다.
박테리아가 가장 많이 검출 된 것은 천으로 된 밴드였으며 이어 플라스틱, 고무, 가죽, 금속 차례였다. 금속 밴드에선 박테리아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시험에 사용한 금속 밴드는 금과 은이었다. 검출된 박테리아 수에서 남녀간의 차이는 없었다.
운동 후 손목 밴드 소독 필요
연구를 이끈 은와디투 에시오부 교수(생물학)는 “플라스틱과 고무 밴드는 다공성 표면을 갖고 있어서 박테리아가 서식하는 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손목 밴드의 85%에서 포도상구균을, 30%에서 슈도모나스균을 발견했다. 이 두 박테리아는 피부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것들이다. 연구진은 “특히 헬스장에 다니는 사람들한테서 포도상구균이 가장 많이 검출됐다”며 운동 후 손목 밴드를 소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내 박테리아인 대장균은 60%에서 발견됐다.
에시오부 교수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일지라도 이런 병원체가 발견된다는 것은 공중보건상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이런 박테리아 중 상당수는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의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테리아 검출 시험에 사용된 플라스틱, 고무, 천, 가죽, 금속 재질의 밴드들. 플로리다 애틀린틱대 제공
소독은 어떻게 할까
그렇다면 손목 밴드 소득은 어떻게 하는 게 효과적일까?
연구진은 스프레이 소독제, 병원 등에서 알코올 면봉에 사용하는 70% 에탄올, 일반 가정에서 소독용으로 많이 쓰는 천연 사과 사이다 식초의 소독 효과를 비교 분석했다. 스프레이 소독제와 에탄올은 30초 이내에 99.99%라는 매우 높은 살균 효과를 보였다. 사과 사이다 식초는 이보다 덜 강력해 2분 정도는 놔둬야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에 비춰 볼 때 이어버드나 스마트폰 같은 다른 착용형 기기도 비슷한 방식으로 박테리아 위험성을 시험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논문 정보
DOI: 10.4236/aid.2023.132018
Prevalence and Disinfection of Bacteria Associated with Various Types of Wristbands.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