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아리안5 로켓에 실려 발사 대기중인 주스. 유럽우주국 제공
태양계 최대 행성인 목성의 얼음위성을 탐사할
우주선 ‘주스’(JUICE)의 발사가 기상 악화로 하루 연기됐다.
유럽우주국(ESA)은 13일 오전 9시15분(한국시각 오후 9시15분) 대서양 연안 프랑스령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유럽 최초의 목성 탐사선 주스를 아리안5 로켓에 실어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낙뢰 위험이 커짐에 따라 발사 7분여를 앞두고 카운트다운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아리안스페이스는 아리안5 로켓과 주스 우주선의 상태는 정상이라고 밝혔다. 유럽우주국은 14일 오전 9시14분(한국시각 오후 9시14분) 다시 발사를 추진한다.
주스에 주어진 발사 가능 시간대(발사창)는 단 1초다. 대략 몇 시간의 발사 시간대를 두는 일반적인 로켓 발사와 달리, 주스는 정해진 시각에 정확히 맞춰 발사해야 한다. 여러 차례에 걸쳐 금성과 지구, 달의 중력을 이용하는 비행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주스는 2024년 8월 지구와 달 중력을 동시에 이용하는 중력도움비행을 하기로 돼 있다. 이 경로를 향해 주스를 발사할 수 있는 시간은 매일 1초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1초를 놓치면 다음날로 발사를 미뤄야 한다. 18일까지도 발사를 하지 못하면 비행 경로도 수정해야 한다.
유럽우주국의 목성 얼음위성 탐사선 주스(오른쪽)와 4대 위성. 왼쪽부터 가니메데, 이오, 목성, 유로파, 칼리스토다. 유럽우주국 제공
주스 발사는 올해 계획된 우주 탐사 중 가장 규모가 큰 프로젝트다. 2012년 유럽우주국의 ‘우주 비전 2015~2025’의 하나로 선정된 이 대형 탐사 사업엔 총 16억유로(2조3천억원)가 투입됐다.
주스는 2031년 지구에서 평균 7억7800만km 떨어져 있는 목성 궤도에 도착해 2035년까지 목성 4대 위성 중 화산위성 이오를 제외한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 3개 얼음위성을 탐사한다. 총 35회에 걸쳐 200~1000km 상공까지 근접 비행할 예정이다.
3개 얼음 위성들은 표면 아래 깊숙한 곳에 액체 상태의 바다가 있을 것으로 추정돼 생명체 탐사와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천체들이다. 예컨대 달보다 약간 작은 유로파의 경우 15~25㎞ 두께의 얼음 표면층 아래에 물바다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허블우주망원경은 2016년 유로파 표면에서 최대 200㎞까지 물기둥이 치솟는 것을 관측한 바 있다. 과학자들은 3개 얼음위성에 있는 물의 양을 합치면 지구 바다의 6배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