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저녁 금성과 목성의 근접(왼쪽), 24일 저녁 금성과 달의 근접 모사도. 국립과천과학관 제공
3월엔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3개의 천체가 잇따라 근접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한 번은 금성과 목성, 또 한 번은 금성과 달이다.
목성과 금성은 하늘에서 태양과 달에 이어 각각 세번째, 네번째로 밝은 천체다. 보름달의 겉보기 밝기는 -12.5등급, 금성은 최대 -4.9등급, 목성은 최대 -2.9등급이다. 겉보기 등급에서 1개 등급의 밝기 차이는 약 2.5배다.
요즘 해가 진 뒤 서쪽 하늘을 올려다 보면 달 아래 목성과 금성이 위아래로 나란히 떠 있는 걸 볼 수 있다.
하루에 1도 정도씩 가까워지고 있는 두 행성이 드디어 3월2일 가장 가깝게 다가간다. 물론 실제로 합쳐지는 건 아니다. 두 행성의 공전 궤도상 경도(황경)가 거의 같은 지점에 이른다는 뜻일 뿐이다. 이를 천문학에서는 합이라고 부른다. 망원경으로 보면 목성의 거대 위성까지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다.
거의 닿은 듯 보이지만 두 행성 사이의 실제 거리는 6억km가 넘는다. 지구에서 금성까지가 2억1천만km, 지구에서 목성까지가 8억5천만km다.
2월21~23일 일몰 직후의 서울 서쪽 하늘. 금성과 목성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어스스카이 커뮤니티에 올라온 김지훈씨 사진이다. earthsky.org
2일 저녁 8시 금성-목성 근접의 정점
현재 금성은 목성 쪽으로 계속 접근하고 있으며 3월1일에는 달 겉보기 지름의 2배(약 1도), 2일에는 달 겉보기 지름(0.5도) 정도의 거리까지 접근한다.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목성과 금성이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시점은 2일 저녁 8시(한국시각)다. 일몰 직후(서울 기준 오후 6시26분)부터 오후 8시30분 정도까지 서쪽 지평선 위에서 볼 수 있다. 그 이후엔 두 행성의 고도가 낮아져 관측이 어렵다. 두 행성은 오후 9시 무렵 지평선 아래로 진다. 이날 금성의 겉보기 등급은 -4등급, 목성은 -2.1등급이다.
이태형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장은 “저녁 하늘에서 금성과 목성이 달 지름만큼 가깝게 접근한 것은 2016년 8월28일 이후 7년만이다”라며 “앞으로 저녁 하늘에서 금성과 목성이 달 지름 이하의 간격으로 가깝게 접근하는 것을 볼 수 있는 것은 17년 후인 2040년 9월2일에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3월2일 저녁 태양계 행성들의 위치. solarscope.com
4년만에 가장 가까워지는 달과 금성
이어 3월24일 저녁에는 금성이 달과 0.9도 이내로 근접한다. 이날은 초승달이 뜨는 날이다.
달은 행성들보다 하늘에서 빨리 움직이므로 행성간 근접보다 달-행성간 근접은 드문 일은 아니지만 ‘근접’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각거리 1도 이하인 경우는 흔치 않다. 국립과천과학관은 “달과 금성의 근접은 2019년 1월2일 이후 가장 가깝게 근접하며, 다음에는 2035년 4월6일 새벽에 관측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립과천과학관은 2일 금성과 목성 근접 현상은 온라인 생중계하고, 달과 금성이 근접하는 24일엔 특별관측행사를 연다. 충주고구려천문과학관은 1일과 2일 이태형 관장이 진행하는 금성과 목성 특별 관측회를 연다. 아울러 3월1~3일 저녁 7시부터 30분 동안은 관측실을 무료로 개방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