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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체류 2년’ 퍼시비런스…이제부턴 ‘고대 삼각주’서 시료 채취

등록 2023-02-19 10:07수정 2023-02-21 10:37

나사의 다섯번째 화성 로봇탐사차
15km 이동하면서 시료 18개 수집
소형 헬리콥터로 43번 비행 성공
2월5일 촬영한 화성 로봇탐사차 퍼시비런스의 셀카.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2월5일 촬영한 화성 로봇탐사차 퍼시비런스의 셀카.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의 화성 로봇탐사차 퍼시비런스가 19일(한국시각 기준)로 화성 체류 2년을 맞았다.

7개월 동안 4억6600만km를 날아 2021년 2월19일 화성에 착륙한 퍼시비런스는 나사의 다섯번째 화성 로봇탐사차다. 퍼시비런스가 착륙한 곳은 화성 적도 위 이시디스평원 내의 서쪽 끝에 있는 폭 45km 예제로 충돌분지의 북서쪽 가장자리다.

이곳엔 30억~40억년 전 흘렀던 강물이 만든 삼각주와 호수가 있어 고대 생명체 흔적을 찾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로 꼽힌다. 이 지역을 탐사하며 그 흔적이 있을 법한 시료를 수집해 보관하는 것이 퍼시비런스의 주된 임무다.

2년 전인 2021년 2월18일(미국 동부시각)  퍼시비런스가 화성 표면을 향해 하강하는 장면을 화성정찰궤도선이 촬영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2년 전인 2021년 2월18일(미국 동부시각)  퍼시비런스가 화성 표면을 향해 하강하는 장면을 화성정찰궤도선이 촬영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퍼시비런스는 지난 2년간 이 지역 일대를 이동하며 화성의 지질학적 특성을 조사하고 화성 암석과 토양 시료를 수집했다. 지난 14일 현재 누적 주행거리는 14.97km이다. 왼쪽 앞바퀴 기준으로 9423번 회전했다.

나사는 퍼시비런스에 탑재된 7가지의 과학장비를 이용해 화산암, 퇴적암 같은 시료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형성과정에 물이 필요한 황산염 광물을 찾아내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퍼시비런스가 지금까지 수집한 시료는 모두 18개다. 목표치인 38개의 거의 절반을 채웠다. 15개는 암석, 2개는 표토, 1개는 공기 시료다. 퍼시비런스는 이 가운데 10개를 노천 보관소에 내려놓았다.

퍼시비런스의 이동 경로. 1은 착륙 장소, 7은 현재 위치.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퍼시비런스의 이동 경로. 1은 착륙 장소, 7은 현재 위치.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산소 발생 시험도 기대밖 성과

퍼시비런스와 함께 화성에 간 소형 헬리콥터 인지뉴이티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구밖 최초의 동력비행체인 인지뉴이티는 지구 대기밀도의 100분의 1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한 달 동안 5번 시험비행하는 것이 목표였으나 지금도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 비행 성격도 바뀌어 시험비행이 아니라 퍼시비런스의 탐사 활동을 돕는 정찰비행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43번에 걸쳐 8.8km를 날았는데, 비행시간을 모두 합치면 72분이다. 그동안의 비행에서 기록한 최고 고도는 14미터, 최고 속도는 초당 5.5미터(시속 20km)다. 1회 최장 비행시간은 169.5초, 최장 비행거리는 704m였다.

나사는 인지뉴이티의 성공에 힘입어, 2030년대 초반 시료를 지구로 가져올 때 인지뉴이티와 같은 헬리콥터 2대를 시료 운반에 쓸 계획이다.

또 훗날 유인 탐사에 대비해 갖고 간 산소 발생 장치 ‘목시’는 92.1g의 산소를 시험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나사는 “목시가 시간당 최대 10.56g의 산소를 생산했다”며 “이는 목표치인 시간당 6g을 훨씬 능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퍼시비런스에는 모두 16대의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이 카메라들은 지금까지 모두 16만6천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화성 노천 보관소로 지정된 지역에 떨궈진 10개의 시료 용기.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화성 노천 보관소로 지정된 지역에 떨궈진 10개의 시료 용기.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3년차 활동은 고대 삼각주 정상에서

퍼시비런스는 화성 체류 3년째를 맞아 2차 시료 수집을 위해 고대 삼각주 정상을 향해 이동한다.

이달 중 정상에 도착하면 시료 채취와 수집을 계속해 남은 시료 용기를 채운다. 35억년 전 화성의 다른 곳에서 강물을 따라 흘러온 암석과 퇴적물이 주요 탐사 대상이다.

퍼시비런스가 처음으로 탐사 활동을 벌이게 될 곳은 강물을 따라 흘러온 이암과 사암이 퇴적된 것으로 추정되는 모래톱 지역이다. ‘삼각주 정상 작전’(Delta Top Campaign)이라는 이름의 이 임무는 약 8개월 간 진행된다.

화성은 현재 지구에서 1억5600만km 떨어진 곳에서 봄(북반구 기준)을 지나 여름을 향해 가고 있다. 탐사 지역인 예제로 충돌구의 기온은 낮 최고 영하 14도다.

나사와 유럽우주국은 퍼시비런스가 수집한 시료 용기를 지구로 가져올 착륙선과 회수선을 2031년 화성으로 보낼 계획이다.

퍼시비런스의 활동 지역은 2012년 8월 게일 충돌구에 착륙해 활동 중인 큐리오시티에서 서쪽으로 3700km 떨어져 있는 곳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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