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카메라(NIRCam) 주황색, 청록색 2가지 필터로 촬영한 것을 합성한 사진이다. 목성의 복잡한 표면과 얇고 희미한 고리, 주변 위성이 한꺼번에 잡혔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태양계 행성 중 가장 크고 무거운 목성의 위성이 한꺼번에 12개 추가됐다.
이에 따라 목성 위성 수는 모두 92개로, 토성의 83개를 제치고 태양계에서 가장 많은 위성을 거느린 행성이 됐다.
국제천문연맹(IAU) 소행성센터(MPC)는 최근 목성 위성 목록에 카네기과학연구소 천문학자 스콧 셰퍼드의 주도로 발견한 12개의 위성을 추가했다.
셰퍼드 관측팀은 2021~2022년 칠레, 하와이 등지의 천체망원경으로 9번째 태양계 행성을 찾는 과정에서 이 위성들을 발견하고 후속 관측을 통해 확인했다. 이로써 목성은 2019년 토성 위성 20개가 한꺼번에 추가되면서 토성에 내줬던 위성 수 1위 자리를 다시 되찾았다.
관측팀이 새 목성 위성을 무더기로 발견할 수 있었던 건, 명왕성보다 훨씬 먼 타원 궤도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9번째 행성을 찾기 위해 이전보다 더 넓은 시야와 더 높은 해상도를 갖춘 강력한 망원경을 이용한 덕분이었다.
관측팀은 “극히 먼 곳에 있는 태양계 천체를 찾고 있던 중에 우연히 목성쪽 하늘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갈릴레이가 처음 발견한 4대 위성은 가장 안쪽에, 그 외곽에 순행궤도 위성(보라색, 파란색), 가장 바깥쪽엔 역행궤도 위성(빨간색)이 있다. 발레투도 위성은 역행궤도 위성군에서 유일하게 순행궤도를 도는 위성이다. 카네기과학연구소 제공
이들 위성은 크기가 1~3km이며 공전주기가 모두 340일을 넘을 정도로 목성에서 매우 먼 곳에 있다. 위성이라고는 하지만 목성과의 거리가 지구~달 거리의 30~50배에 이른다. 특히 12개 중 9개는 공전 주기 550일 이상인 71개의 최외곽 위성군에 속한다.
이 위성들은 가까운 쪽에 있는 위성과는 달리 목성의 자전과 반대 방향으로 공전하고 있다. 이는 큰 천체가 충돌로 쪼개지면서 생긴 파편이 먼 우주에서 날아오다 목성의 중력에 붙잡혀 위성이 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역행궤도 위성 중 5개만이 지름이 8km 이상인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새로 발견된 위성 중 3개는 순행 궤도를 도는 13개의 위성군에 속한다. 이 위성들은 목성에 가까운 4대 위성(갈릴레이 위성)과 최외곽에 있는 역행궤도 위성 사이에 있다. 목성의 자전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돌고 있는 이 위성들은 목성과 함께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새로 발견된 순행궤도 위성들은 오는 4월에 발사될 유럽우주국의 목성 얼음위성 탐사선 주스와 2024년 10월에 발사될 미국항공우주국의 얼음위성 유로파 탐사선의 새로운 탐사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목성과 토성에는 수성보다 큰 위성도 있지만 큰 천체들간의 충돌로 생성된 작은 위성들이 대다수다. 따라서 아직 찾지 못한 위성들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토성 위성들의 궤도. 파란색은 순행궤도 위성, 빨간색은 역행궤도 위성. 위키미디어 코먼스
이번엔 목성이 토성의 위성 수를 추월했지만 조만간 토성이 다시 위성 수 1위 자리에 올라설 수도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천문학자들은 목성과 토성 주위에서 크기 3km 이하의 천체들을 탐색한 결과, 목성보다 토성 근처에서 3배나 더 많은 물체를 발견했다고 2021년 국제학술지 ‘행성과학 저널’(The Planetary Science Journal)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3㎞ 이상의 위성을 모두 찾아낼 수 있다면 토성은 태양계의 나머지 행성들의 위성보다 더 많은 위성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성보다 더 멀리 있는 천왕성과 해왕성의 위성은 현재 각각 27개, 14개가 발견됐다. 이 행성들에도 천체 충돌 과정에 작게 부서진 위성들이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 지구보다 안쪽에 있는 수성과 금성에는 위성이 없다, 화성에는 두 개의 위성(포보스, 데이모스)이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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