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트 우주선이 소행성 디모르포스에 충돌한 직후 허블우주망원경(왼쪽)과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찍은 사진. 나사 제공
제임스웹우주망원경과 허블우주망원경이 27일 아침(한국시각) 실시된 인류 최초의 소행성 충돌 실험 순간을 포착한 사진이 공개됐다.
미 항공우주국(나사)은 달보다 약 3배 먼 1080만km 거리의 우주 공간에서 다트(DART) 우주선이 디모르포스 소행성에 충돌하는 장면을 두 우주망원경으로 각각 촬영했다고 29일 밝혔다. 디모르포스는 5배 더 큰 디디모스를 공전하는 쌍소행성계의 작은 행성이다.
이번 실험은 소행성 충돌 위험을 피하기 위해 우주선을 충돌시켜 소행성 궤도를 바꿀 수 있는지 알아보는 ‘지구 방어’ 실험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두 우주망원경이 같은 천체를 동시에 관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돌 4시간 후에 제임스웹우주망원경으로 찍은 사진. 나사 제공
나사에 따르면 제임스웹은 근적외선카메라로 충돌 이전에 한 차례, 충돌 후 5시간에 걸쳐 10장의 사진을 촬영했다. 나사는 이 사진은 천문연구대학연합(AURA)의 하이디 햄멀 박사팀이 몇주후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임스웹은 지구에서 150만km 떨어진 우주공간에서 관측 임무를 수행하고 있어 지구보다 디모르포스에서 훨씬 더 가까운 거리에 있다.
반면 허블우주망원경은 충돌 15분 후에 가시광선 카메라로 디모르포스 소행성을 처음 촬영했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소행성에서 충돌로 인한 분출물이 뿜어져 나오는 모습이 광선처럼 빛이 나고 있다.
충돌 후 22분, 5시간, 8.2시간이 지나서 찍은 허블우주망원경 사진. 나사 제공
나사는 충돌 후 소행성이 3배나 밝아진 것으로 추정했다. 또 충돌 후 8시간 동안 평소보다 더 밝은 모습을 보였다.
허블은 앞으로 3주 동안 디모르포스를 10번 더 관측하면서 충돌로 생긴 먼지 구름이 커졌다가 사라지는 전 과정을 지켜볼 계획이다.
나사는 두 우주망원경이 서로 다른 파장(근적외선, 가시광선)을 통해 충돌 순간을 포착함으로써 먼지 구름의 입자 크기와 분포 상황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