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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화성의 삼각주서 생명체 흔적?…훑는 곳마다 유기물질이 나왔다

등록 2022-09-17 09:00수정 2022-09-18 22:32

강물 흘렀던 고대 삼각주에서…역대 가장 풍부한 양
표본 2개 수집…2033년 지구로 가져와 분석할 예정
퍼시비런스가 유기물을 확인한 암석 ‘와일드캣 릿지’. 퍼시비런스는 이 암석에 구멍 두 개를 뚫어 표본을 수집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퍼시비런스가 유기물을 확인한 암석 ‘와일드캣 릿지’. 퍼시비런스는 이 암석에 구멍 두 개를 뚫어 표본을 수집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지난해부터 화성에서 활동 중인 로봇 탐사차 퍼시비런스가 옛 삼각주 지역에서 고대 미생물 흔적일 수도 있는 유기물 분자를 포함한 암석 표본 2개를 수집했다.

이전에도 화성에서 유기물을 확인한 적은 있지만 이번에는 35억년 전 강물이 흘러내려와 쌓은 퇴적암에서 발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해 2월 폭 45km의 예제로 충돌분지에 착륙한 퍼시비런스는 지난해 분지 바닥에서 표본을 채취한 데 이어 올해 봄부터는 북서쪽 가장자리에 있는 고대 삼각주로 이동해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은 “퍼시비런스가 7월7일부터 고대 삼각주에서 4개의 표본을 수집했다”며 “이 가운데 ‘와일드캣 릿지’라는 이름의 1미터 너비 퇴적암에서 유기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나사는 이 암석은 수십억년 전 진흙과 고운 모래가 바닥으로 침전되면서 형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퍼시비런스는 7월20일 2미터 길이의 로봇팔로 이 암석 표면을 연마한 뒤 표본을 채취하기 전에 로봇팔 끝에 달린 유기물 및 화학물질 분석 장비인 ‘셜록’을 이용해 이 암석의 성분을 분석했다.

퍼시비런스는 고대 삼각주 지역의 두 암석 ‘와일드캣 릿지’(왼쪽 아래)와 ‘스키너 릿지’(위)에서 4개의 표본을 수집했다. 유기물질을 다량 발견한 곳은 와일드캣 릿지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퍼시비런스는 고대 삼각주 지역의 두 암석 ‘와일드캣 릿지’(왼쪽 아래)와 ‘스키너 릿지’(위)에서 4개의 표본을 수집했다. 유기물질을 다량 발견한 곳은 와일드캣 릿지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과거 호수에서 발견했다는 게 중요

그 결과 이 암석에 황산염 광물과 유기분자층이 함께 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셜록 담당 과학자 수난다 샤르마 박사는 “지구상에서 황산염 퇴적물은 종종 생명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호수가 증발하면서 함께 퇴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기분자는 탄소를 중심으로 수소와 산소 등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에 질소나 인, 황 같은 다른 원소가 추가될 수도 있다. 이런 유기분자는 생명과 관련없이 화학적으로 생성될 수도 있지만 일부는 생명체의 구성 요소이기도 해서 잠재적인 생명체 흔적으로 간주한다.

나사는 “2013년 큐리오시티가 암석 가루에서, 그리고 지난해 퍼시비런스가 화성암에서 유기물을 발견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과거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었던 조건을 갖춘 호수의 퇴적암에서 발견된 것이 다른 점”이라고 밝혔다.

나사는 특히 이번에 발견한 유기물질은 역대 가장 풍부한 양이라고 강조했다. 샤르마 박사는 “퍼시비런스가 삼각주에 접근함에 따라 유기분자 신호가 더 강해졌고, 분석 장비로 스캐닝한 거의 모든 지점에서 신호가 나타났다”며 “이 신호들은 이번 탐사 활동에서 지금까지 확인한 것 중 가장 선명했다”고 말했다.

샤르마 박사는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방향족으로 알려진 고리 모양의 탄소 분자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단백질이나 아미노산 같은 더 복잡한 유기분자가 있다면 생명체의 더 강력한 증거가 될 것이지만 이는 표본을 지구로 가져온 뒤 분석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퍼시비런스가 스키너릿지 암석에서 표본 수집을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퍼시비런스가 스키너릿지 암석에서 표본 수집을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지구로 오기 전까지 38개 표본 수집 목표

퍼시비런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켄 팔리 캘리포니아공대 교수(지구화학)는 “지구에서는 퇴적암이 고대 생명체 화석을 보존하고 있는 암석”이라며 “그런 암석에서 유기물이 발견됐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와일드 릿지’ 표본에 대한 더 확실한 결론은 지구로 가져와 심층 분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사는 2028년 유럽우주국과 함께 우주선을 보내 2033년 지구로 암석 표본을 가져올 예정이다.

퍼시비런스는 지난해 9월 처음 암석 표본을 채취한 이후 지금까지 12개의 표본을 수집해 용기에 담았다. 목표는 38개의 표본을 수집하는 것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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