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 달….”

동요가사의 표현처럼 완전히 둥근 쟁반같은 달이 2022년 한가위 일몰 직후 한반도 하늘에 모습을 드러낸다. 다만 애초 전국이 맑을 것이라는 예보와 달리 오후부터 구름이 끼는 지역이 늘어나 달 구경을 하려면 일찍 봐야 할 것같다.

보름달은 해와 지구와 달이 순서대로 일직선이 되는 시기에 뜨는 달이다. 이때를 망이라고 부른다. 음력으로는 보름에 해당한다. 반대로 해와 달, 지구 순으로 일직선이 되는 때는 삭(또는 합삭)이라고 부른다. 음력 초하루에 해당하는 이때는 달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보름달은 정확히 음력 보름에 뜨지 않는다. 보름날에 지구와 일직선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타원 궤도를 돌기 때문이다. 달과 지구의 거리는 가장 가까울 때는 36만3396km, 가장 먼 때는 40만5504km다. 따라서 태양의 반대쪽을 향하는 때(망)까지 실제 걸리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둘째는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지구 태양의 공전 궤도를 이동하기 때문이다. 달이 태양, 지구와 일직선을 이루려면 그 거리만큼 더 돌아야 한다.

따라서 달이 지구를 한 바퀴 돌아 제자리에 오는 기간은 27.5일이지만 태양을 기준으로 보름달이 뜨는 간격은 이보다 길어 평균 29.5일이다. 이에 따라 보름달, 즉 완전히 둥근 달이 되는 시기도 14일 밤과 17일 아침 사이에 걸쳐 있다.

21세기 100년 동안 보름달은 총 1241번 나타난다. 이 가운데 망(완전히 둥근 날)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날은 음력 15일이 아니라 음력 16일이다. 모두 579회에 해당한다. 이어 15일이 468회로 두번째, 17일이 188회, 14일이 6회다.

그런데 올해 팔월 한가위 저녁 한반도 하늘에 뜨는 보름달은 모처럼 달이 뜨는 시점부터 완벽히 둥근 모습으로 나타난다.

9월중 달이 완전한 둥근달 모양을 띠는 시각은 10일 오후 6시59분인데 그 시간을 전후해 한반도에서 달이 뜬다. 속초, 양양. 강릉 등 동해안에선 7시 이전에 완전한 둥근달이 수평선 위로 모습을 드러낸다. 한국천문연구원의 지역별 월출시각표를 보면 강원도 고성에서는 정확히 6시59분에 맞춰 달이 뜬다. 서울의 월출 시각도 오후 7시4분으로 5분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이태형 충주고구려문학관 관장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추석에 뜨는 보름달은 최근 100년 동안 나타난 한가위 보름달 중에 월출 시점에서 가장 둥근 형태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달이 완전히 둥근지 아닌지를 맨눈으로 가려내기는 어렵다. 하지만 8월 한가위에 말 그대로 ‘쟁반같은 달’을 보기가 어렵다는 걸 알고 보면 한가위 달이 더 새롭게 눈에 박힐 것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