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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잇단 로켓 발사·협력 중단…우주 고립 자초하나

등록 2022-03-06 09:20수정 2022-03-06 15:19

영국과 신경전끝 원웹 위성 발사 취소
독일과는 우주정거장 실험 협력 중단
수십년 이어져온 국제협력 관계 깨져
미국엔 우주정거장 철수 엄포성 발언
4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발사대에서 원웹 위성을 실은 소유즈 로켓을 제거하고 있다. 로스코스모스 트위터
4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발사대에서 원웹 위성을 실은 소유즈 로켓을 제거하고 있다. 로스코스모스 트위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빚어지고 있는 러시아와 서방국가들간의 갈등이 우주 활동에까지 번져가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30여년간 이어져온 우주 국제협력망이 깨지고 있다. 러시아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의 제재에 대응해 보복성 조처를 잇따라 내놓으면서 우주에서의 고립을 자초하는 모양새다.

4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될 예정됐던 저궤도 인터넷위성업체 원웹의 36기 위성 발사가 영국 정부에 대한 러시아의 보복 조처의 일환으로 취소됐다. 영국 정부는 원웹의 대주주다.

앞서 러시아 연방우주국 로스코스모스는 발사 예정일을 사흘 앞두고 원웹 위성이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장하고 영국 정부가 원웹 지분을 매각해야만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와 원웹은 이를 거부하고 발사 계획을 취소했다.

러시아의 연방우주국 드미트로 로고진 국장이 방송 인터뷰에서 우주협력에 관한 러시아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로스코스모스 트위터
러시아의 연방우주국 드미트로 로고진 국장이 방송 인터뷰에서 우주협력에 관한 러시아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로스코스모스 트위터
현재 428기의 위성을 띄운 원웹은 올해 말까지 모두 648기의 위성망을 구축해 지구 전역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나 우크라니아 사태로 향후 일정이 불투명해졌다. 원웹은 2019년부터 러시아 소유즈 로켓으로만 위성을 발사해왔다.

러시아는 또 3일 미국 기업에 로켓 엔진 판매를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나사와 우주정거장 화물운송 계약을 맺고 있는 노스럽그러먼은 자사의 안타레스 로켓에 러시아제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합작우주기업 유엘에이(ULA)의 주력 로켓인 아틀라스5에 탑재된 기존의 러시아 엔진에 대한 기술 지원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우주국 직원들이 바이코누르기지의 소유즈 로켓에 표시된 국가들의 국기를 가리고 있다. 로스코스모스 트위터
러시아 연방우주국 직원들이 바이코누르기지의 소유즈 로켓에 표시된 국가들의 국기를 가리고 있다. 로스코스모스 트위터
올해 9월 화성 탐사선 발사도 불가능할듯

러시아와 유럽은 우주 협력을 둘러싸고 전방위에서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유럽우주국은 “우리는 회원국들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를 전면적으로 이행하고 있으며, 로스코스모스와 진행 중인 프로그램을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프랑스령 기아나의 유럽우주기지에서 소유즈 로켓을 발사하는 일정을 모두 중단하고 인력을 현장에서 철수시켰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23년 초 발사 예정인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을 포함한 몇몇 우주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올해 9월로 예정된 유럽과 러시아의 합작 프로젝트인 화성 탐사선 엑소마스의 발사도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우주기지에서 러시아 프로톤 로켓에 실려 발사하는 기존 일정을 공식적으로 변경한 것은 아니지만 현재 진행되는 상황으로 봐선 올해 발사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러시아와 독일은 지난 3일 각각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진행할 과학 실험 협력을 중단하기로 했다. 로스코스모스는 “제재에 맞서 우주 프로그램을 조정해 국가 방위용 위성을 제작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독자적인 실험은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우주국(DLR)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적대행위를 규탄한다며, 현재 진행중이거나 계획 단계에 있는 프로젝트에서 러시아 기관과의 모든 협력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또 앞으로 러시아와의 새로운 프로젝트도 없을 것이며 필요하면 다른 국제 파트너와 협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 독일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의 실험 협력을 중단했다. 나사 제공
러시아와 독일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의 실험 협력을 중단했다. 나사 제공
국제우주정거장 운영에 미칠 영향 주목

가장 우려되는 것은 국제우주정거장의 협력 중단이다.

로스코스모스의 드미트리 로고진 국장은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제재를 계속할 경우 국제우주정거장(ISS) 협력을 재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공유한 러시아 국영방송과의 인터뷰 영상에서 “미국인은 실용적인 사람들이라서 제재에도 불구하고 우주정거장 내에서 러시아와의 협력은 계속 유지하고 싶어한다”며 “왜냐하면 비행과 연료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 없이는 우주정거장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우주화물선 엔진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우주정거장의 고도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계속 적대적일 경우 국제우주정거장에 계속 있어야 할지 다시 고려할 것이지만 그런 시나리오를 원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선 “당장의 협력 중단보다는 2024년 이후의 미래를 언급하는 것”이라고 한발 후퇴했다.

미 항공우주국의 빌 넬슨 국장이 1일 열린 자문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나사 제공
미 항공우주국의 빌 넬슨 국장이 1일 열린 자문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나사 제공
미국은 지속적인 우주 협력에 무게

반면 미국은 여전히 우주정거장에서의 지속적인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빌 넬슨 국장은 지난 1일 자문위 회의에서 “나사는 모든 국제 파트너들과 협력 관계를 계속 유지함으로써 그들의 안전과 우주정거장의 안전한 운영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금까지 미국 우주당국이 밝힌 유일한 공식 입장이다.

나사는 러시아와의 협력 중단에 대비해 노스럽그러먼 및 스페이스엑스와 화물 및 우주비행사 수송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나사는 이미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정거장 유인우주선 임무를 추가 승인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는 미국과 러시아를 두 축으로 캐나다, 일본 등 16개국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현재 미국인 4명, 러시아인 2명, 독일인 1명으로 구성된 66차 원정대원 7명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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