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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죽는 순간, 뇌에서 이것이 번쩍였다

등록 2022-02-27 09:59수정 2022-02-27 16:23

사망하는 순간의 뇌파 활동 첫 기록
과거 회상 때 나타나는 감마파 증가
죽는 순간의 뇌파 활동이 처음으로 기록됐다. 픽사베이
죽는 순간의 뇌파 활동이 처음으로 기록됐다. 픽사베이
“지나온 나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눈앞을 스쳐 지나갔다.”

거의 죽었다 깨어난 사람들 가운데는 이런 임사체험을 토로하는 이들이 있다. 죽기 직전의 뇌에선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과학자들이 사상 처음으로 죽어가는 인간의 뇌 활동 기록을 분석한 결과, 꿈을 꾸거나 과거의 기억을 회상할 때 보이는 뇌파 패턴과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노화 신경과학 프론티어스(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에 발표했다.

미국 루이빌대 의대 과학자들의 이번 연구는 우연한 기회로 이뤄졌다. 낙상으로 인한 뇌출혈로 병원에 온 87세 간질 환자의 뇌파를 측정하던 중 환자가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숨지면서 죽음의 순간에 일어난 뇌파 활동을 기록하게 된 것이다. 연구진이 뜻하지 않게 확보한 것은 사망 직전 15분 동안의 뇌파 기록이었다.

연구진은 기록을 분석한 결과 환자의 심장 박동 정지 전후 30초 동안 감마파로 알려진 뇌파 활동이 증가했음을 확인했다. 이는 꿈을 꾸거나 명상, 과거의 일을 회상할 때 나타나는 뇌파 활동과 같은 것이다. 연구진은 이는 숨을 거두기 전 마지막 순간에 뭔가를 체험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연구진의 관찰 결과 뇌는 혈액 공급이 중단된 뒤에도 잠시 동안이긴 하지만 이전과 비슷한 수준의 활동을 보였다. 2013년 쥐 연구에서 비슷한 감마파 움직임이 감지된 적은 있으나 사람한테서 이런 활동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죽는 순간의 뇌에선 과거를 회상할 때 나타나는 감마파 활동이 증가했다. scimex.org
죽는 순간의 뇌에선 과거를 회상할 때 나타나는 감마파 활동이 증가했다. scimex.org
생명의 종말 시점에 대한 이의 제기

연구를 이끈 아즈말 젬마 박사는 보도자료에서 “자신의 과거 일을 회상할 때 나타나는 진동을 통해 우리는 죽기 직전에 자신의 삶에서 중요했던 일을 마지막으로 떠올리는 일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며 “이는 사람들이 임사체험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발견은 정확한 생명의 종말 시점에 대한 우리의 기존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고 장기 기증 시점에 대해서도 후속 질문을 던진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물론 성급한 결론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단 하나의 사례에서 나온 것인데다 환자의 뇌는 손상된 상태였다.

젬마 박사는 그럼에도 이번 연구에서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이 한 가지 있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이가 죽음을 앞둔 채 눈을 감고 있을지라도 그의 뇌는 자신이 인생에서 경험한 가장 멋진 순간을 되돌려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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