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각)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이상 줄이겠다고 공표했다. 연합뉴스
올해 말까지 세계 각국이 제출하도록 돼 있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대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면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을 2도 상승으로 제한할 수 있는 확률이 34%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에너지국 산하 태평양북서부국립연구소(PNNL)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4일(한국시각) “신규로 제출되거나 갱신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실행되면 2100년까지 지구 평균기온이 산업혁명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상승할 확률이 34%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2015년에 처음 제출된 감축 목표로 예측했던 확률 8%보다 훨씬 높은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 논문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이날(현지시각)치에 실렸다.(DOI :
10.1126/science.abl8976)
2015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1)에서 체결된 파리기후협정은 회원국들이 5년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제출하도록 했다. 세계 각국은 올해 말까지 감축 목표를 신규로 제출하거나 기존에 제출한 목표를 갱신해 보고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15년에 2030년 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안을 처음 제출했으며, 내부적으로 수정을 거쳐왔다. 2019년에는 2017년 배출량 대비 24.4% 감축안으로 수정했으나 감축 목표는 그대로 둔 채 산출방식만 바꿨다는 비판을 받았다. 2020년 말 유엔에 두번째 제출했다 사실상 거부된 방안이다. 이후 상향 조정한 안을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영국 글래스고 당사국총회에서 공표했다.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40%를 감축하는 방안으로 곧 공식 제출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지난 9월30일 시점으로
유엔에 제출된 121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을 바탕으로 분석했다. 대부분 국가의 목표에는 2025년, 2030년, 2035년까지의 단기 감축이 들어 있다.
연구팀은 새로 제출되거나 갱신된 목표들과 코로나19의 경제적 영향, 태양광 전지 가격의 급락, 전기자동차 확산,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기술 등 최신 기술 동향 등을 반영한 전지구기후변화분석모델(GCAM)로 분석작업을 벌였다.
연구팀은 각국이 단기 목표를 달성하고 이후에 더욱 강화된 목표를 수립해 실천한다면 2도 상승 제한 확률은 60%로 올라가고, 1.5도 상승 제한도 11%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강화된 목표’ 개념을 2030년까지 현행 감축률을 유지하고 이후에는 같은 감축률을 유지하거나, 연평균 감축률이 2%보다 낮다면 목표를 2%까지 높이는 것으로 설정했다.
논문 교신저자인 해원 맥전 합동지구변화연구소(태평양북서부국립연구소와 메릴랜드대 공동연구센터) 연구원은 “연구 결과처럼 긍정적인 장기기후 전망이 실현되려면 강화된 목표를 실행에 옮기는 것이 필요하다. 상당한 정치적, 재정적, 제도적, 사회적, 실천적 문제가 따르겠지만 정책과 실천으로 극복하면 지구온난화를 2도 이하로 제한해 기후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