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수준으로 지속되면 21세기 말 전 지구 바다의 95%가 새로운 기후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픽사베이 제공
탄소 배출을 억제하지 못하면 21세기 말에 전 지구 해양 95%의 표층 기후가 바뀔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계 해양은 산업혁명 이후 배출된 탄소의 3분의 1을 흡수했다. 하지만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적어도 300만년 동안 유례가 없는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해양 표층 기후는 그동안 보듬어왔던 생물종들에게 더이상 우호적이지 않게 될 수 있다.
해양 표층 기후는 해수면 온도와 산성도, 미네랄 아라고나이트 농도 등으로 정의된다. 아라고나이트는 많은 해양 생물의 뼈와 껍질을 형성하는 데 쓰인다. 해양 표층 기후는 대다수 해양 생물의 생존에 중요한 요소이다.
해양 표층 기후는 20세기 내내 변동이 없었지만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되면 21세기 말에는 최대 82%의 해양 표층에서 수온 상승과 산성화 등 새로운 환경을 맞을 것으로 예측됐다. 픽사베이 제공
미국 노스이스턴대와 코넬대 등 공동연구팀은 18세기 중엽 이후 탄소 배출이 해양 표층에 미친 변화를 분석하고, 2100년까지 어떤 영향을 끼칠지 예측하는 연구를 했다. 연구팀은 19세기(1795~1834년), 20세기(1965~2004년), 21세기 말엽(2065~2014년) 등 3단계 시기별로 해양기후를 모델링했다. 모델링은 두가지 시나리오별로 진행됐다.
하나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이 상승했다가 나머지 50년 동안은 점차 감소하는 시나리오인 대표농도경로(RCP)4.5이다. 나머지 하나는 현재의 배출 속도가 유지되는 대표농도경로(RCP)8.5 시나리오로, 향후 80년 동안 탄소 배출이 계속 상승한다.
연구팀은 RCP4.5 시나리오의 경우 20세기 내내 유지됐던 해양 표층 환경의 36%가 21세기말까지 사라질 것으로 분석했다. RCP8.5 시나리오에서는 사라지는 면적이 95%까지 증가한다.
연구팀은 해양 표층 기후가 20세기 내내 거의 변화가 없었지만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되면 21세기말까지는 전체 해양 표층의 82%가 근래 역사상 겪은 적인 없는 환경으로 바뀔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해수온의 상승과 산성화, 생물종 성장에 필요한 미네랄의 결핍 등이 포함된다. 연구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츠> 26일(현지시각)치에 실렸다.(DOI :
s41598-021-94872-4)
논문 주저자인 노스이스턴대 해양과학연구소의 케이티 로터호스는 “탄소 배출에 의한 해양 표층의 변화는 해수면에서 서식하는 모든 생물종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라져 가는 기후에 가까스로 적응한 생물종들도 완전히 다른 상황에 적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