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인공지능 연구팀이 공개한 길찾기 알고리즘, 지도 없는 낯선 환경에서 시행착오없이 99.9.%의 정확도로 단번에 길찾기에 성공했다. 사진은 실내에서 목적지를 단번에 찾아가는 로봇의 궤적(파란선). 페이스북 제공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낯선 환경에서 시행착오 없이 가장 효율적인 길을 찾아내는 능력에 도달했다.
페이스북 인공지능 연구팀은 지난 21일 인공지능이 지도 없는 낯선 환경에서 거의 완벽한 길찾기 실력을 갖춘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페이스북의 연구보고서와 <엠아이티(MIT) 테크놀로지 리뷰>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 인공지능 연구팀이 개발한 강화학습 알고리즘은 지도 데이터가 없는 낯선 환경에서 거리감지 카메라, GPS, 나침반 정보만을 활용해 로봇이 ‘정해진 시간내 최단경로’ 라는 목표를 99.9%의 정확도로 주행하는데 성공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기존 학습데이터와 참고용 지도가 없는 낯선 환경이지만 길찾기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보여주지 않았다. 길찾기 과정에서 잘못된 방향으로의 회전, 뒤로 돌아가기 과정이 없었으며 이는 탐험 과정 자체가 없었음을 의미한다. 기존 자율주행 알고리즘과 비교해 괄목할 성과다.
페이스북 인공지능 연구팀이 공개한 길찾기 알고리즘의 또다른 영상, 가운데가 실제 탐색과정이며 왼쪽은 로봇이 보는 상태, 오른쪽은 전체 공간의 지형이다. 페이스북 제공
페이스북 인공지능 알고리즘의 실험은 실제 환경이 아닌 가상 실내 환경에서 진행됐다. 방, 복도, 가구 등을 갖춘 건물 내부를 사실적으로 구성한 실험플랫폼 ‘AI 해비타트(AI HAbitat)’에서 25억번 걸음을 걷는 형태로 진행됐다. 25억 걸음은 사람이 80년 동안 걸어야 하는 동작이지만, 인공지능은 단 3일 만에 완료했다. 기존의 인공지능은 적어도 10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던 테스트 분량이다. 페이스북 팀은 실험로봇들 중에서 속도가 느려져 정체를 유발하는 로봇들을 계속 제거하며 빠른 로봇들로만 실험이 이뤄지도록 해, 실험기간을 단축했다.
2030년대 자율주행 캠핑카 콘셉트. 어윈하이머 그룹 제공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발달에 불구하고 기계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허용한 범위 안에서 할당한 업무를 수행한다고 여겨졌다. 로봇이 정확성과 효율성은 사람을 앞설지라도 미지의 영역을 찾아가는 창의적 역량은 인간의 일이라고 간주되어 왔다. 사람은 ‘지도밖으로 행군하라’며 ‘길없는 길’을 찾는 존재였다. 사람의 일이라고 여겨온 모험과 탐험의 영역도 로봇에 위협당하고 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