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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6백만불의 사나이’ 현실화? 각막에 얹는 스마트렌즈 온다

등록 2020-01-21 14:15수정 2020-01-21 16:04

[구본권의 사람과디지털]
미 모조비전, 개발중인 시제품 공개
눈동자 감지로 구글글래스 유사기능 구현
개발 뒤엔 ‘6백만불 사나이’ 등장 새 과제
미국의 스마트렌즈 제조기업 모조 비전이 공개한 콘택트렌즈 형태의 착용형 디스플레이 기기. 모조비전 제공
미국의 스마트렌즈 제조기업 모조 비전이 공개한 콘택트렌즈 형태의 착용형 디스플레이 기기. 모조비전 제공

새로운 개념의 디스플레이와 신체착용형 기기(웨어러블)가 오고 있다. 콘택트렌즈처럼 안구에 끼우는 초소형 전자디스플레이인 스마트렌즈다. 구글 글래스와 유사한 기능을 갖고 있지만, 콘택트렌즈처럼 착용 여부를 다른 사람들이 알아차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기기다. 구글 글래스는 혁신적 개념과 기능에 불구하고 소비자 수용성과 사생활 침해 우려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실패 기술이 됐다. 콘택트렌즈 형태의 디스플레이는 그 장벽을 넘을 수 있을까?

미국의 디스플레이 기업 모조 비전(Mojo Vision)은 이달초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콘택트 렌즈 형태의 스마트렌즈를 공개했다. <와이어드> <패스트컴퍼니> <시넷> 등 정보기술 언론들은 최근 모조 비전이 공개한 시제품 상태의 스마트렌즈 상품화 수준과 기술적 가치를 소개했다.

미국의 스마트렌즈 제조기업 모조 비전이 공개한 콘택트렌즈 형태의 착용형 디스플레이 기기. 모조비전 제공
미국의 스마트렌즈 제조기업 모조 비전이 공개한 콘택트렌즈 형태의 착용형 디스플레이 기기. 모조비전 제공

모조 비전의 공동창업자인 마이크 위머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사람의 외모를 바꾸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고자 한다. 걸어가면서 이상하게 행동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라며 ‘보이지 않는 컴퓨팅(invisible computing)’ 기기의 개발의도를 밝혔다.

모조 비전이 선보인 시제품 형태의 스마트 렌즈는 콘택트렌즈 중앙에 자그마한 점 크기다. 현존 디스플레이 장치중 최소 크기이고 최고 밀도다. 스마트렌즈는 렌즈처럼 눈에 착용한 뒤 눈동자를 조작해 기기를 활성화한다. 정면을 직시하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지만 눈동자로 양 측면을 바라보면 스마트렌즈의 메뉴가 나타난다. 디스플레이에 필요한 전력과 컴퓨팅 능력은 손목에 착용한 장치가 공급한다. 모조 비전은 추후에 스마트폰에 이 기능을 통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ES에서는 개발중인 실제 스마트렌즈 크기의 모형이 전시됐고, <와이어드>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서 구현된 스마트렌즈를 테스트한 결과를 다뤘다.

모조 비전은 헤드업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통해 개발중인 스마트렌즈의 메뉴를 선보였다. 구글 글래스의 증강현실 메뉴처럼, 시야에 추가적 정보를 제공해준다. 모조비전 제공
모조 비전은 헤드업 디스플레이 시제품을 통해 개발중인 스마트렌즈의 메뉴를 선보였다. 구글 글래스의 증강현실 메뉴처럼, 시야에 추가적 정보를 제공해준다. 모조비전 제공

스마트렌즈 메뉴는 구글 글래스와 유사하다. 눈을 움직여 활성화할 수 있는 메뉴는 현재는 일정 기록, 날씨, 알림, 음악 재생 등이다. 예를 들어 날씨 메뉴를 응시하면 3일치 날씨 예고가 추가로 펼쳐지는 방식이다. 기기를 테스트해본 <와이어드> 기자는 눈동자로 메뉴를 내비게이션하고 이용법을 익히는 데 1분 정도 걸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스마트렌즈엔 ‘스피치’ 메뉴가 있는데, 시선을 이용해 저장돼 있는 문서를 불러내 띄워주는 기능이다. 테이블 위의 원고나 메모장을 힐끔거리지 않고 연설을 할 수 있게 해주며 긴 문장의 대사를 외워야 하는 연극배우를 도와줄 수 있다. 자막발생기를 대체하는 기능이다.

스마트렌즈 구현을 위해서는 콘택트렌즈처럼 각막에 착용할 수 있는 적절한 크기에 눈동자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는 동작감지 센서, 극소형 화면에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 이미지 구현 기술, 손목의 본체와 정보를 주고받는 통신 기술이 요구된다. 스마트렌즈 개발은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과제다.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의 생명과학 자회사 베릴리(Verily)는 눈물에 들어있는 포도당을 감지해 당뇨병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렌즈를 개발해왔으나, 2018년 말 개발을 보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각막 위에 착용하는 특성상 의학적 안전성도 관건이다. 콘택트렌즈와 달리 인공 조명을 이용해 디스플레이를 구현하기 때문에 망막과 시신경에 장기적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아야 한다. 모조 비전은 <와이어드> 인터뷰에서 현재 망막 빛 투영 정도가 모두 안전기준 안에 들어 있다며 FDA 통과를 자신한다고 밝혔다. 모조 비전이 공개한 시제품 형태의 스마트렌즈가 당장 상용화되긴 어렵다. 현재 이 회사는 시각장애인들과 협업을 통해 스마트렌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상용화는 앞으로 몇 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스마트렌즈는 업체가 목표로 한 기능의 구현을 위한 기술적 과제도 넘어야 하지만, 계획된 개발이 이뤄졌을 경우에는 더욱 큰 사회적·문화적 과제를 불러올 기술이다. 사람 인지능력은 정보 대부분을 시각에 의존하는데, 스마트렌즈를 통해 ‘슈퍼맨’, ‘6백만불의 사나이’ 같은 시각능력을 갖는 사람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외견상 식별이 거의 불가능한 스마트폰 착용자가 자연인과 함께 협상, 토론, 시험 등 다양한 처지에 직면해야 하는 상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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