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ESA)이 2025년 지구 최초로 우주 쓰레기 수거작업을 개시할 클리어스페이스 개념도. ESA 제공.
인공위성 잔해 등 지구궤도의 우주 쓰레기 수거를 위한 최초의 프로젝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유럽우주국(European Space Agency)은 지난 9일 홈페이지에 “세계 최초의 우주 쓰레기 수거계획”을 발표했다.
클리어스페이스1(ClearSpace-1)으로 명명한 프로젝트는 2025년에 우주쓰레기 수거로봇을 로켓으로 쏘아올린 뒤 목표한 잔해물을 추적해 수거하고, 잔해와 함께 지구를 향해 재진입하는 게 목표다. 수거로봇과 쓰레기는 대기권 진입과정에서 불타 사라진다. 스위스의 신생기업 클리어스페이스가 설계한 우주 쓰레기 수집기는 4개의 로봇 팔을 이용해 우주 쓰레기를 수거해 지구 궤도에서 벗어나게 끌어당기는 기능을 한다.
유럽우주국(ESA)이 2013년 발사한 베스파위성. 2025년 첫 수거대상이 될 우주쓰레기로, 수거대상은 왼쪽 위성체의 상단 부분으로 무게가 약 100kg이다. ESA 제공
유럽우주국이 2025년 최초로 수거할 우주 쓰레기는 유럽우주국이 2013년 베가 계획으로 발사한 인공위성 베스파(Vespa)의 잔해다. 이 잔해는 현재 지구 800km 상공 궤도를 돌고 있으며 무게가 소형 위성에 해당하는 100kg이다. 이 위성 잔해가 비교적 단순한 형태이고 로봇팔로 잡기 좋은 모양이라는 점이 첫 수거 대상이 된 이유다. 이 수거 계획은 지난달 말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유럽우주국 협의체 스페이스19+에서 결정되었고, 약 188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우주 쓰레기 수거 프로젝트의 다음 과제는 수거로봇을 쓰레기와 함께 산화하는 1회용이 아니라 재사용하도록 설계하는 것이다. 이는 수거로봇이 수거한 우주 쓰레기를 회전궤도에서 이탈하도록 끌어당긴 뒤 지구 대기권을 향해 집어던져 불태우고 자신은 다시 다른 쓰레기 수거에 나설 수 있는 기능을 구현하는 과제다.
현재 지구 궤도상에는 약 3500개의 버려진 위성 75만개의 위성파편 조각이 떠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ESA
위성 발사가 시작된 지난 60여년간 지구 궤도에는 위성 잔해물을 포함해 수천통의 우주 쓰레기가 떠돌고 있다. 약 3500개의 버려진 위성과 75만개의 소형 잔해물이 시속 2만km 이상의 속도로 지구 궤도를 돌며 다른 위성들과 충돌 위험을 안고 있다. 2009년엔 러시아의 폐기된 위성이 이리듐 통신위성과 충돌한 사례도 있다.
각국의 경쟁적 위성발사로 우주 쓰레기는 갈수록 늘고 있지만 우주 쓰레기 생산과 수거에 관한 규칙과 조정체계가 없어 상황은 악화하고 있다. 영국의 리무브디브리(RemoveDEBRIS)와 일본 기업 아스트로스케일(Astroscale) 등도 우주 쓰레기 수거 기술을 연구개발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