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짐을 들어 올릴 수 있지만 장치가 육중하고 동작이 제한되어 있던 외골격 장치(엑소스켈레톤)가 반바지 착용처럼 간소해진다면 있다면?
<사이언스> 최신호(2019.8.16.)는 착용할 수 있는 외골격장치(엑소 수트)를 표지 기사로 다루면서, 경량화와 다기능화하고 있는 개발 동향을 소개했다.
그동안 외골격 장치는 주로 군사적 목적으로 군인의 신체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용도와 신체마비 장애인의 동작을 지원하기 위한 용도로 개발되어 왔는데, 장치의 부피와 무게가 많이 나가는 한편 동작 범위는 제한적이었다. 무거운 짐을 진 채 행군을 하거나 작전을 수행하기 위한 용도가 엑소스켈레톤의 초기 개발 목적이었다. 최근엔 자동차공장이나 창고 등에서 무거운 물체를 움직여야 하는 노동자들을 작업을 돕기 위한 산업용 용도로 외골격 수트의 개발과 보급이 이뤄지고 있다.
LG전자의 ‘LG 클로이 수트봇(LG CLOi SuitBot)‘. 산업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하체 근력 지원용 웨어러블 로봇으로 인간과 로봇의 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버드대학과 내브래스카대학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반바지 형태의 외골격 장치는 경량화를 달성해 이를 입고 뛰거나 걷는 동작을 할 수 있는데, 각각 걸음걸이와 뜀 동작에 반응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한 최초의 외골격 장치라는 게 특징이다.
이 반바지 형태의 외골격 장치는 미래에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다. 소재, 구동장치, 머신러닝 영역에서의 기술 진전은 더 가볍고, 더 강력하면서도 착용하기 훨씬 용이한 외골격 장치를 탄생시켰다. 이번에 공개된 외골격 장치 ‘엑소수트(Exo Suit)’는 허리와 허벅지 둘레에 부착할 수 있는 유연한 소재로 제작되었으며, 구동장치는 등 아랫부분에 장착하는 구조다. 이 수트는 알고리즘으로 작동하는데, 착용자가 걷다가 달리기로 전환하는 것을 감지해 그에 최적화한 제어방법을 제공한다. 사람에게 있어 걷기와 달리기는 자연스러운 연속 동작이지만, 외골격 장치에 있어서 두 동작은 서로 다른 방식의 움직임이라서 각각 고유한 작동방식이 요구되는데 엑소수트는 이를 알고리즘을 통해 유연하게 연결시켰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인체의 신경과 생체 신호를 수집, 분석, 해독하는 절차를 통해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침습적, 비침습적 방법을 동원해 각각 중추신경 시스템과 말초신경 시스템에서 다양한 신체 신호를 기록하고 분석해 인간 신체 동작이 작동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엑소 수트를 표지로 다룬 2019.8월 최신호
엑소수트는 약 5kg의 무게로 걸을 때 착용자의 대사량을 9.3% 감소시키고, 뛸 때는 4%의 대사량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걷거나 뛸 때 몸무게 6~7kg을 줄여주는 효과와 비슷하다. 엑소수트 연구개발에 참여한 하버드대 교수 코너 월슈는 “현재 시점에서 외골격 장치를 통한 대사량 감소는 크지 않지만, 우리의 연구는 경량 외골격 장치가 단순한 특정 동작만이 아니라 다양한 용도록 활용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에서 앞으로 몇 년 안에 웨어러블 로봇 분야에서 강력한 인간-로봇 인터페이스의 개발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구본권 미래팀 선임기자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