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예일대 연구진이 쓰레기 분리수거 로봇을 개발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와 ‘벤처비트’ 등에 따르면, MIT의 컴퓨터인공지능랩의 릴리안 진 연구진은 촉각을 이용해 쓰레기를 분류하는 로사이클(RoCycle) 로봇을 개발했다.
기존에도 대형 재활용센터는 자석을 이용해 철쓰레기를 분류하고 공기 필터를 이용해 무거운 플라스틱에서 종이를 분리하는 공정을 처리했지만, 대부분의 쓰레기 분류는 기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사람의 수작업이 필요한데, 위험하고 위생적이지 못한 일이다. 또한 재활용과 폐기물 처리 기준이 높아지면서 이물질이 묻거나 혼합된 쓰레기를 잘 골라내야 한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미국의 폐기물 처리업체가 받는 재활용 물질의 25%는 오염되어 있어 재활용되지 못하고 곧바로 매립지로 보내진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재활용 처리가 거부된 가정의 생활쓰레기 양은 84%가 증가했고 갈수록 증가 추세다.
MIT 연구진이 개발한 촉각 기반의 분리수거 로봇 ‘로사이클‘, 85% 정확도로 3개 범주로 물체를 분류했다. ▶사진을 클릭하면 동영상을 볼 수 있다. MIT대 제공.
그동안 많은 국가가 재활용 쓰레기를 중국에 판매해 처리해왔는데 2019년 3월부터 중국은 한층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반입을 통제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재활용 쓰레기에서 이물질이 0.5% 이상이면 매립하기로 했다. 중국은 세계 재활용 쓰레기의 절반 정도를 처리해왔으나, 2017년부터 폐자원 수입을 규제하고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쓰레기 대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 분리수거 로봇은 쓰레기 배출량을 크게 감소시키고, 재활용 쓰레기 분류 및 처리비용을 대폭 감소시킬 수 있다.
이번에 연구진이 개발한 재활용품 분류로봇 로사이클은 쓰레기를 직접 만져서 내용물의 상태를 파악한 뒤 재활용 여부를 분류한다. 로사이클은 집게 모양의 두 손가락을 이용해 촉각을 통해 물체를 파악할 수 있다. 현재 27종의 물체를 85% 정확도로 분류했다. 연구진은 기존에 컴퓨터 시각을 활용한 자동 분류시스템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촉각 기반의 분류 로봇 개발에 나섰다. 시각적 형태를 기준으로 재활용 쓰레기로 분류해도 기름과 토핑이 묻어 있는 피자상자, 음식물이 묻어 있는 플라스틱 용기, 종이컵 형태의 폴리에틸렌컵 등처럼 정확히 분류가 어려워 다시 수작업이 요구됐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촉각 기반의 로사이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카메라와 컴퓨터 시각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로사이클은 이동성이 없고 처리 속도가 낮아 현재로 실용화 수준은 아니다.
구본권 선임기자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