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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대체육 시장, 소고기 넘어 닭고기로 확장

등록 2021-07-20 10:08수정 2021-07-20 11:09

비욘드미트, 작두콩으로 치킨 텐더 개발 출시
임파서블푸드는 올 가을 치킨 너겟 내놓기로
세계 소비 1위 오른 가금류 식품 시장 진출
비욘드미트의 치킨 텐더.
비욘드미트의 치킨 텐더.
육류 중 가장 큰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소고기 대체식품에 주력해온 식물성 대체육 업계가 시장을 닭고기로 확장해가고 있다.

세계 대체육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드가 최근 잇따라 치킨 대체육 제품을 내놓았다. 두 업체의 치킨 메뉴 개발은 2010년대 후반이후 돼지고기를 제치고 세계인들이 가장 즐겨 먹는 육류가 된 가금류 식품 시장에 진출했다는 의미가 있다.

비욘드미트는 작두콩(파바콩 또는 잠두콩)으로 닭가슴살 치킨 텐더를 개발해 이달 초부터 북미 지역 400개 이상의 레스토랑에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치킨 텐더는 닭고기를 손가락 크기 정도로 잘라서 튀긴 요리를 말한다.

비욘드미트의 치킨텐더는 작두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에 빵가루를 입혀 튀긴 것이다. 치킨 텐더를 만드는 것은 다진 고기 형태의 소고기 버거 패티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섬유 가닥처럼 쭉쭉 찢어지는 닭 근육의 구조를 재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욘드미트는 대두, 녹두, 완두콩 등 다양한 콩과 식물 후보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작두콩에서 추출한 단백질에 가열과 냉각, 가압 처리를 하면 닭의 근육과 비슷한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걸 발견했다. 전자코로 실제 닭고기 냄새와 비교한 결과에서도 작두콩이 닭고기의 맛과 냄새에 가장 비슷했다고 한다.

임파서블푸드의 치킨 너겟.
임파서블푸드의 치킨 너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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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공학 기술 적용한 ‘헴’ 물질 없어

임파서블푸드도 오는 가을 식물성 치킨 너겟을 시판한다고 밝혔다. 임파서블푸드는 그에 앞서 이번 주에 열리는 한 무역박람회에서 신제품을 공개한다. 치킨 너겟은 닭고기를 곱게 간 다음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어 튀긴 요리를 가리킨다. 임파서블푸드의 너겟에는 대두에서 추출한 단백질과 해바라기기름이 주성분으로 들어 있다.

이 회사의 치킨 너겟에서 주목할 점은 그동안 논란이 됐던 식물성 버거 패티의 ‘헴’ 분자가 없다는 점이다. 헴은 고기의 붉은색을 내는 물질이다.

헴은 임파서블푸드 대체육 기술의 트레이드마크이자 아킬레스건이기도 한 존재다. 식물의 헴 분자는 콩과식물의 뿌리혹 박테리아가 만들어내는 레그헤모글로빈에 들어 있다. 그런데 임파서블 버거에 사용한 헴은 콩의 뿌리가 아닌 유전공학 기술로 변형한 맥주 효모에서 추출한 것이다. 맥주 효모에 레그헤모글로빈을 만드는 박테리아 유전자를 추가해 맥주 대신 레그헤모글로빈을 만들어낸다. 일종의 유전자변형생물체(GMO)다. 이에 따라 GMO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유럽에서는 임파서블푸드 제품의 시판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식물성 치킨 너겟은 이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임파서블푸드는 현재 기업 공개나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와의 합병 방식을 통해 뉴욕 증시에 상장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공개시 비욘드미트보다 많은 100억달러의 시가총액 달성을 목표로 한다. 2019년 5월 대체육 업체로서는 처음으로 뉴욕 증시에 이름을 올린 비욘드미트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79억달러다.

닭고기는 소고기를 즐겨 먹기로 유명한 미국에서도 가장 많이 소비되는 육류다. 픽사베이
닭고기는 소고기를 즐겨 먹기로 유명한 미국에서도 가장 많이 소비되는 육류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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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안에 기존 축산 고기와 가격 경쟁 가능”

두 회사의 식물성 치킨 메뉴 개발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육류 시장에 진출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닭고기는 1990년대 이후 미국에서 소고기를 제치고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고기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1인당 소비량은 44kg으로 소고기(26kg)보다 70%가 많다.

축산 고기에 견준 식물성 대체육의 장점은 크게 세가지다. 포화 지방이 없고 항생제를 쓰지 않아 건강 친화적이라는 점, 축산업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탄소 배출 걱정이 없는 점, 도축이나 공장식 축사 같은 동물 학대 논란에서 자유로운 점이다.

비욘드미트 창업자이자 대표인 에단 브라운은 “소비자들이 맛있는 미각 경험을 하고 자신들이 지구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며 식물성 치킨의 선택을 ‘쾌락적 이타주의’라고 불렀다.

향후 식물성 대체육 시장 확장의 관건은 가격이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임파서블푸드의 창업자 팻 브라운은 최근 한 투자자와의 온라인 채팅에서 “5년 안에 식물성 대체육이 고기와 가격 경쟁을 벌일 수 있을 것”이라며 “식물성 제품의 가격이 더 저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모교인 시카고대 학보사와의 인터뷰에서 “목표는 2035년까지 축산 고기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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