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레임덕을 피할 수 있을까?
지난 연말 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일시적으로 40%대(한국갤럽 주간단위 조사 기준. 신뢰수준 95%에 오차범위 ±3.1%포인트)가 붕괴하면서 제기된 물음입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래 지속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왔습니다. 4·15 총선 직후인 지난 5월 첫째주 조사에선 71%로 역대 대통령을 통틀어 같은 시점 최고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조정을 겪어왔지만, 부동산 문제가 심각했던 8월 한 주를 빼면 40%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습니다. 역대급 ‘콘크리트 지지율’이 떠받치는 만큼, 문 대통령이 사상 처음으로 임기 마지막 해에 레임덕을 피한 대통령으로 남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12월 첫째주와 둘째주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39%→38%로 떨어집니다. 처음으로 2주 연속 40%대가 무너지면서 임기 중 최저치를 기록합니다. 그러자 이런 하락 기조가 이어지면 문 대통령도 레임덕의 늪에 빠지는 전철을 밟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 겁니다.
레임덕은 대통령 자신뿐 아니라 국민과 나라에도 불행한 일입니다. 반대로 대통령이 임기 끝까지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국정에 힘을 쏟아 국민과 한 약속을 성과로 보여준다면 대통령 자신뿐 아니라 국민과 나라에도 좋은 일일 겁니다.
이번 <논썰>에선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논썰위원’들이 모두 모여 문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와 지지율 변화 원인을 살펴보고, 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레임덕을 겪지 않는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지난 12월 첫째주와 둘째주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39%→38%로 떨어졌다. 처음으로 2주 연속 40%대가 무너지면서 임기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리고 다음주 2%p 회복하며 다시 40%대로 올라갔다. 한겨레TV
손원제 위원은 문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을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등 역대 대통령의 4년차 지지율과 비교 분석했습니다. 손 위원은 “문 대통령은 각종 악재가 겹쳤는데도 30% 후반에서 40%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 정도면 역대급 콘트리트 지지율”이라며 “다만 진보층 지지율 하락 폭이 보수·중도층 하락 폭의 2배에 이르는 점은 유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안영춘 위원은 최근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윤석열 사태’의 경과와 이 문제가 검찰개혁의 향방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를 살펴봤습니다. 안 위원은 “윤 총장 징계를 무력화한 이번 법원 결정에 의해 검찰개혁의 동력을 상실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라며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의 구체적인 효능감을 보여주면서,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을 다시 환기시켜 가는 게 중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권혁철 위원은 역시 최근 지지율 하락 원인의 하나로 꼽히는 정부의 코로나 백신 대처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권 위원은 “정부 계획대로면 아마 일반 국민은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 일정대로라면 4차 대유행'의 가능성이 큰 올 연말까지는 급한 불을 끌 수 있을 것이고 코로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교두보는 마련한 셈”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월28일 미국 제약사 모더나 CEO와 통화해 코로나백신2000만명분을 확보했다. 백신 공동구매 국제기구를 통해 확보한 1000만명분까지 합치면 한국이 확보한 백신은 5600만명분으로 늘어난다. 한겨레TV
김회승 위원은 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최대 부정평가 요인인 부동산 정책 문제를 살펴봤습니다. 김 위원은 “기본적으로 문 대통령 지지율을 깎아먹는 최대 요인은 ‘조국 사태’도 ‘윤석열 사태’도 아닌 ‘부동산 정책’이었다”며 “부동산 문제는 올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도 큰 변수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안재승 논설위원실장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민생개혁 과제에 좀더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과감하게 추진한다면 문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이 다시 마음을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문 대통령이 국민이 궁금해 하는 문제들에 대해 진솔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안 실장은 “문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초심으로 돌아가서 지혜와 힘을 모은다면 한국 정치사상 처음으로 레임덕 없는 대통령도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38%에서 1주 만에 다시 40%로 반등한 의미, 윤석열 총장에게 덧씌워진 ‘수난 서사’, 정부의 백신 대처에 악의적 공격을 퍼부은 일부 매체들의 ‘코로나 정치’, 불통의 아이콘 박근혜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차이점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지금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기획 안재승·안영춘·권혁철·김회승·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책임 김정필 기자
연출 조소영 피디, 조연출 이정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