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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잘못된 통계로 ‘불신 자초한’ 청와대

등록 2020-02-28 20:11수정 2020-02-29 02:01

‘중국 가는 한국인 2배 많다’ 자료
귀국하는 중국인을 오독해 설명

문 대통령, 참모들에 불같이 화 내
“마스크 준비도 없이 사라고 했나”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제공

‘중국인 입국 전면 금지는 실익이 없다’고 주장하며 청와대가 지난 27일 제시한 통계 자료에 심각한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입국 중국인’보다 ‘중국 입국 한국인’이 두배나 많다며 근거로 든 ‘중국 입국 한국인’ 수가 실제론 중국으로 돌아간 중국인 통계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적 관심이 큰 예민한 사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어이없는 실수를 한 것으로, 청와대의 코로나19 관련 대처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앞서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7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최근에는 입국하는 중국인의 수 자체가 많지 않다”며 출입국 통계를 제시했다. “국내에 입국한 중국인이 지난 25일에 1824명, 26일 1404명인 반면 중국에 입국하는 한국인 수는 25일 3337명, 26일 3697명 등 늘어나고 있어, 한국에 입국하려는 중국인보다 두배 가까이 더 많다”고 한 것이다. 이를 들어 강 대변인은 “전면 입국 금지는 자칫 우리 국민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정부 입장”이라고 했다. 하지만 법무부가 27일 누리집에 공개한 자료를 보면, 25일 3337명 26일 3697명은 한국에서 중국으로 출국한 중국인의 수였다.

강 대변인은 28일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숫자에 오류가 있었다”며 “두배 가까이 많다는 내용을 ‘출국하는 우리 국민 수는 늘고 있으며, 중국에서 입국하는 중국인 수는 줄고 있다’로 정정한다”고 밝혔다. 그 예로 27일 입국한 중국인은 1093명이고, 출국한 한국인은 1406명이라고 들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민들이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는 것과 관련해 청와대 참모진을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수석들에게 ‘마스크를 제대로 준비도 하지도 않고 국민들에게 구입이 가능하다고 알리면 어떻게 하느냐’고 불같이 화를 냈다”고 전했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어제에 이어 체감을 다시 강조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부처 공무원들이 현장을 챙기도록 다시 한번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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