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이낙연 국무총리가 꽉 막힌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정치권을 향해 “5당 대표가 함께 모이고 일대일 대화를 수용해주시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제안했다.

이낙연 총리는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토론회에 참석해 “야당도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국가적 문제가 있으면 함께 자리해주는게 어떨까 하는 제안을 조심스럽게 드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5당 대표 회담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일대일 회담 주장이 부딪히는 가운데, 이 총리가 일단 여야 5당 대표간 회동이 이뤄져야한다는 청와대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한국당에게도 대화 참여의 명분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는 “(협치에) 정부·여당의 노력이 더 있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한쪽의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총리는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야당 대표와 일대일 회담을 연쇄적으로 한 적 있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에이(A) 야당과 대화하고 나면 다음 야당은 더 자극적이고 강력한 화제를 끌어내려 한다”며 “뒤로 갈수록 (대화가) 어려워진다”고 했다. 이 총리는 “그러다보면 5당 전체가 회동하는 자리가 어색해지거나 타이밍을 놓칠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5당 대표간 회동을 먼저 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협치를 위해 지난해 전반기 개각때 야당 의원을 장관으로 임명하려 했던 일화도 소개했다. 이 총리는 “작년 전반기 1차 개각때 국민 생활이나 산업 관련 부처 몇 곳에 적합한 의원들을 구체적으로 선정해 타진했다”며 “언론인 여러분이 당별로 ‘어떤 분이면 거기에 어울리겠다’ 하는 감이 있을텐데 그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그것이 실패해 야당 정치인이 없는 개각을 했다”고 밝혔다.

또 적폐 청산 기조에 대한 반발 여론을 두고 이 총리는 “적폐청산을 일부러 기획해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저도 ‘제발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그러나 드러나고 있는 문제들을 정치권과 권력이 개입해 ‘그만 수사하라’ 하는 것은 법치주의가 아닐 수 있다”며 “단지 정치권에서 상대를 청산의 대상으로 보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매우 사려깊지 못한 태도”라고 했다.

이 총리는 내년 총선에서 역할론과 관련해 “제 역할을 제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제가 요구할 생각도, 기획할 생각도 없다”면서 “다만 저도 정부·여당에 속한 사람이니 심부름을 시키면 따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선 출마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저로선 좀 부담스럽다. 지금 그런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 마음의 준비도 그렇게 단단히 돼 있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제분야 질문에서는 이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전환을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논의가 있었다”며 “대통령께서 최저임금에 관련된 여러 논의를 아프도록 잘 알고 계시다”고 했다.

이완 기자, 연합뉴스 w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