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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로비스트 의혹’ KT 경영고문 위촉, 황창규 회장의 전권이었다

등록 2019-03-25 10:33수정 2019-03-25 20:20

이철희 의원 ‘운영지침’ 공개
황 회장 취임 뒤 시행된 내규
재계약, 사무실·차량 제공 등
세부 내용까지 ‘황 회장’ 권한
내규에 “인적관리 요청” 등
로비스트 활용 정황 드러나
케이티의 경영고문 운영지침. 회장의 경영고문 위촉 권한을 명시하고 있다. 이철희 의원실 제공
케이티의 경영고문 운영지침. 회장의 경영고문 위촉 권한을 명시하고 있다. 이철희 의원실 제공
케이티(KT)의 ‘정·관·군·경 로비스트’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경영고문’ 선임에 황창규 회장이 전권을 행사했음을 보여주는 내부 문건이 공개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이 25일 공개한 케이티의 ‘경영고문 운영지침’을 보면, “회장은 고문에 대한 위촉 권한을 갖고 있다”(5조)고 명시한 데 이어 처우 결정과 재계약 등 세세한 부분까지 회장의 권한으로 규정했다. 회사가 고문에게 제공하는 “차량, 사무공간 및 기타 복리후생의 기준을 회장이 별도로 정한다”(14조)고 했고 “회장이 경영 및 사업여건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기간을 별도로 정하여 그 고문과 다시 계약할 수 있다”고 한 것이다. 이밖에도 “회장은 회사의 사업 목적을 고려하여 동일 시점 적정 한도 내에서 고문 역할 수행에 필요한 학력, 경력, 자격소지자를 고문으로 위촉할 수 있다”(6조)며 경영고문 위촉에 있어 회장의 광범위한 권한을 나열하고 있다. 이 지침은 황 회장 취임 1년 뒤인 2015년 1월부터 시행됐다.

운영지침에서는 케이티가 경영고문들을 정·관계 로비스트로 활용하려 했다는 정황도 확인된다. 경영고문의 역할(12조)을 “회사의 경영현안 및 사업추진 전반에 대한 자문 또는 회사가 요청하는 과제를 수행한다”고 모호하게 규정한 뒤 “회사는 고문에게 외부기관 인적관리를 요청할 수 있으며 고문은 이에 대하여 성실하게 응해야 한다”는 조항을 집어넣은 것이다. 황 회장은 취임 뒤 정·관계 인사 12명을 고문으로 위촉한 뒤 20억원에 가까운 자문료를 제공했다.

“회사가 외부기관 인적관리를 요청할 수 있다”는 규정은 케이티가 경영고문을 로비스트로 활용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철희 의원실 제공
“회사가 외부기관 인적관리를 요청할 수 있다”는 규정은 케이티가 경영고문을 로비스트로 활용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철희 의원실 제공
이철희 의원은 “황 회장이 위촉한 소위 ‘경영고문’이라는 사람들의 면면이 케이티의 본래 사업목적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활동내역을 증빙조차 못하는 이들에게 수십억을 지급한 부분에 대해 케이티 감사와 이사회가 제대로 감독을 했는지 주주총회에 보고는 했는지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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