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적을 내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전남 목포 근대문화유산거리 투기 의혹과 관련해 당적을 내려놓고 의혹을 명확히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투기 의혹을 제기한 <에스비에스>(SBS)를 비롯한 언론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
손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홍영표 원내대표와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제 인생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당에 부담을 주지 않고 제가 해결하겠다”며 “분신과 같은 당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의 간곡한 만류가 있었지만, 더이상 국민을 의미 없는 소모전으로 몰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손 의원은 이날 회견에서 “에스비에스가 저를 죽이려고 한다”며 “국회의원직과 명예를 걸고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등 모든 이유를 걸어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의도 문법에 맞게 대처한다면 고개 숙이고 상임위를 옮겨서 조용히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맞겠지만, 그것은 손혜원이 아니다”라고 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이어 그는 “부동산 투기 및 차명재산 의혹과 부당한 압력 행사 등 왜곡 보도에 대해 검찰에 모두 수사 의뢰해 엄정한 판단을 받겠다”며 “제가 그 기사들에서 언급한 것 같은 일들을 했다고 밝혀진다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손 의원은 “공정한 수사를 위해 문화체육관광위원회도 떠나 있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제가 추진한 무형문화재 제도 정비와 역사·문화를 기반으로 한 문화재생, 특히 목포 관련 도시재생은 계속될 것”이라며 “더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법 만들고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손 의원은 그동안 투기 의혹을 부인하며 당 지도부에는 ‘탈당도 불사하고 의혹을 밝히겠다’는 의사를 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비공개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어 ‘투기가 아니다’라는 손 의원의 해명을 수용해 손 의원에 대한 조처를 보류했다.
이정애 서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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