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논란을 빚은 손혜원 의원에게 “이 사안에 대해 발언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당 내부에선 손 의원 발언이 여론의 역풍을 맞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홍 원내대표는 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원내에도 신 전 사무관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대통령 중심제 국가에서 청와대와 기획재정부가 최종적으로 정책에 대해 협의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로, 압력이 아니라 소통이다. 그런데 신 전 사무관의 잘못된 판단을 갖고 온 나라를 이렇게 시끄럽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이었던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에 이어 신 전 사무관의 폭로까지 터져나오면서 또다시 정쟁으로 비화될까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홍 원내대표의 발언은, 야당이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을 ‘양심적 공익제보’로 규정하고 청문회 개최 등을 주장하며 전선을 펴고 있는 상황에 말려들어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다만, 손 의원에 대한 경고는 인신공격으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통해 불필요한 설화를 일으키며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손 의원의 발언에 대해 “불필요한 발언으로 분란을 일으킬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손혜원 의원은 지난 2일 “순진한 표정으로 청산유수 떠드는 솜씨가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는 등 몇 차례에 걸쳐 원색적인 표현으로 신 전 사무관을 비난하는 글을 썼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신재민은 2004년에 (대학에) 입학, 2014년에 공무원이 됐다. 고시공부 기간은 약간 긴 편”이라며 “나쁜 머리를 쓰며 위인인 척 위장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전국 고시생 모임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기도 했다. 전국 고시생 모임은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손 의원이 신재민 전 사무관이 고시 준비 기간이 길다며 머리가 나쁘다고 한 것은 고시생들의 인격을 모독한 것이다”라고 규탄했다. 이후 ‘공정연대’라는 시민단체는 손 의원의 이 발언을 문제삼아 사이버명예훼손 혐의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고발하기도 했다.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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