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과 지방선거 경선 시절 문재인·전해철 후보를 각각 비방한 트위터 계정(혜경궁 김씨) 주인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인 김혜경씨라는 수사 결과가 알려지자 야당은 이 지사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17일 논평을 통해 “그동안 이 지사는 부인 김혜경씨가 ‘혜경궁 김씨’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쌍욕일체, 가증일체, 위선일체의 부부가 아닐 수 없다”며 “국민을 상대로 부부공갈단이 되기로 한 것인가”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입만 열면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하는 사람은 필요 없다. 이쯤 되면 이재명 지사는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이 지사를 믿고 지지해준 국민들을 위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이 지사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도 “이번 경찰의 조사결과로 ‘혜경궁 김씨’ 공방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정치인들의 거짓 해명에 다시 한 번 허탈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정치불신을 가중시키는 데 단단히 한 몫을 한 셈이다. 법적 공방에 앞서 경기도민과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하라”고 요구했다.
2013년에 개설된 이 트위터 계정은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는 “노무현시체 뺏기지 않으려는 눈물…가상합니다”, “걱정 마 이재명 지지율이 절대 문어벙이한테는 안 갈 테니” 등의 글로 문재인 당시 후보를 비방했고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취업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지난 4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한당과 손잡은 전해철은 어떻고요? 전해철 때문에 경기 선거판이 아주 똥물이 됐는데. 이래놓고 경선 떨어지면 태연하게 여의도 갈 거면서”라며 경선 후보인 전해철 의원을 비방하기도 했다. 당시 전 의원이 이 계정 주인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관위로 고발하고 최근 이를 취하했으나 경찰은 시민고발단의 고발 사건을 계속 수사해왔다.
전해철 의원은 경찰이 혜경궁 김씨가 김혜경씨라는 수사 결과를 내놓은 이날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민주당도 일단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해식 대변인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기소가 이뤄지고 법원의 판단이 나온 뒤에 그때 가서 당이 입장을 정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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