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전 의원 트위터 갈무리
성추행 의혹 카페 카드결제 실토
“기억은 없다”며 “공적 활동 접겠다”
편파방송 시비 SBS 공식 사과
“기억은 없다”며 “공적 활동 접겠다”
편파방송 시비 SBS 공식 사과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진실공방’이 막을 내렸다. 사건이 일어났다는 2011년 12월23일 서울 렉싱턴호텔에서 정 전 의원이 신용카드로 결제한 내역이 드러난 것이다. 정 전 의원은 “모든 공적 활동을 접고 자숙하겠다”며 서울시장 출마 계획을 철회했다.
정 전 의원은 28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어 “제 스스로 2011년 12월23일 오후 6시43분 렉싱턴호텔에서 (카드) 결제한 내역을 찾아냈다”며 “당일 저녁 제가 렉싱턴호텔에 갔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이후 줄곧 피해 장소로 지목된 렉싱턴호텔(현 켄싱턴호텔)에 간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피해자 ㄱ씨가 피해 시간을 정확히 제시하지 못하는 점 등을 공격해왔다. 또 당일 자신의 동선을 입증하겠다며 동행한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 780장을 경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에 피해자 ㄱ씨는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 당일 오후 5시5분과 5시37분, 피해 장소인 렉싱턴호텔의 카페 겸 레스토랑인 ‘뉴욕뉴욕’에 있었다는 사진과 위치 기반 데이터를 제시했다.
정 전 의원은 “저는 이 사건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그러나 결제내역을 직접 확인한 이상 기억이 잘못되었음이 객관적으로 확인됐다”고 인정했다. 그는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보도했던 <프레시안> 기자들에 대한 고소도 함께 취하했다.
거짓 해명이 드러나면서, 그는 정치인으로서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게 됐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재기를 노리던 그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그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든 공적 활동을 접고 자숙하고 또 자숙하면서 자연인 정봉주로 돌아가겠다.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적었다. 그는 “서울시장 출마를 철회하겠다”고 밝히기 전, ‘서울 여의도에서 입장을 설명할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기자들에게 알렸다가 곧바로 취소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의 ‘행적’이 담긴 사진 780장의 일부를 보도하며 ‘편파 방송’ 시비를 낳았던 <에스비에스>(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제작진도 이날 공식사과했다. 제작진은 “(성추행) 논란이 된 특정 시간대에 대한 사실확인에 집중했을 뿐 사건 전체의 실체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여 결과적으로 진실 규명에 혼선을 야기했다. 시청자 여러분과 피해자 ㄱ씨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태규 박준용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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