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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이명박 “누굴 원망하기보다 내 탓 자책감 느낀다” 친필 입장문

등록 2018-03-22 23:45수정 2018-03-23 00:59

22일 밤 페이스북에 준비한 ‘친필 입장문’ 올려
“지난 10개월 견디기 힘든 고통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 겪어”
“언젠가 할 말 할 수 있으리라 기대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
이명박 전 대통령이 22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구속 영장이 발부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필 입장문을 올려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밤 11시15분께 올린 글에서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 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고 적었다.

그는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며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글을 맺었다. 그는 글 전문과 함께 자신의 친필 서명이 들어간 입장문 사진 파일을 함께 페이스북에 올렸다.

글은 2018년 3월21일 새벽에 쓰여진 것으로 기록돼 있다. 영장실질심사가 끝나고 구속영장이 발부된 22일 밤보다 하루 전으로, 구속에 대비해 미리 쓴 글로 추측된다.

한편 구속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측근인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이명박 전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기 위해 측근 거의 100여명을 소환 조사해 왔다. 이것은 명백한 정치보복”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정의로운 적폐청산이라면 노무현 정부, 김대중 정부의 적폐도 함께 조사해야 하지만 그동안 검찰은 그 두 정권의 적폐에 대해선 눈 가리고 귀를 막아 왔다”며 “오늘은 우리 검찰이 또 하나의 적폐를 만든 날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자택 내부 분위기는 어떤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입장문 전문>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통령이 되어

‘정말 한번 잘 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 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재임중 세계대공황이래 최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위기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고 있다.

이들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뿐이다.

지난 10개월 동안 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다.

가족들은 인륜이 파괴되는 아픔을 겪고 있고

휴일도 없이 일만 했던 사람들이

나로 인해 고통받는 것을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

내가 구속됨으로써

나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과 가족의 고통이

좀 덜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나는 그래도 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할 것이다.

2018. 3. 21. 새벽

이 명 박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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