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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미투’ 이재정 “취업과정서 로펌대표가…함께 힘내고 용기내자”

등록 2018-02-02 11:15수정 2018-02-02 11:27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라디오 인터뷰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겨레>자료사진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겨레>자료사진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월31일 새벽 2시37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지현 검사 옆에 서려고 몇번을 썼다가 지우고”라며 ‘해시태그(#)Me Too(미 투)’를 올렸다. ‘#미투(MeToo)’는 “나도 폭력을 당했다”며 성폭력 피해 경험을 드러내고 고발하는 전 세계적인 캠페인이다. 국내에서도 움직임이 있었는데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 의원이 #미투라고 한 것은 자신도 피해자임을 암시한 것이다.

2일 이 의원은 “자신이 변호사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 검사장 출신의 로펌 대표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13년 전 피해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이날 <시비에스>(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당시로서는 저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검사장 출신의 로펌 대표와 제가 갈등을 빚어서 향후 취업 시장에서 제가 어떤 이득을 볼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러분은 왜 용기를 못 냈냐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저로서는 감행할 수 없는 일이다”며 13년 전 경험을 꺼냈다.

그는 “서지현 검사의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하나도 건조해지지 않고 가슴을 정말 할퀴고 나온 그 젖은 목소리가 저도 용기를 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고 그게 정말 많은 고심을 했구나라고 추정하게 만드는 그 시간에 그 글을 올리게 된 이유다”며 서 검사에게서 용기를 얻어 #미투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 김현정> 사실, 어떤 일이냐고 물을 수는 제가 없습니다. 없습니다마는 지금 은연 중에 말씀을 하시기로는 제일 어린 시절. 취업조차 되기 전에 그 연수원 시절에 뭔가 부적절한 힘을 이용해서 부적절한 일을 하는. 그런 것들이 벌어진 거군요.

◆ 이재정> 취업 과정에서 취업을 하려고 했던 로펌의 대표였는데 그 이후에도 그분은 계속 전화를 해 왔습니다. 제가 그 불편한 상황을 피하고, 화가 나 있다는 걸 아는 상태에서도 계속 전화를 해 와서 저는 그때 참으로 놀랐던 건요. 본인이 잘못을 했구나. 시쳇말로 ‘앗, 뜨거워’ 하고 숨어도 부족할 사람이 자신감을 가지고 계속 피해자인 저에게 전화를 해대는 등의 2차적, 3차적 위협을 해 오는 상황 아닙니까?

◇ 김현정> 전화를 왜 해요? 사과하려고? 아니면 왜 전화를 계속 합니까?

◆ 이재정> 친근감의 표시를 계속 지속합니다. 제가 했던 그분에 대한 거부 의사를 거부 의사라고 받아들이지 않는. 보통 남성 가해자들이 느끼는 그런 감정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뭐라고 확신하냐면요. 그 분은 제가 처음도 아니고 제가 마지막도 아니었을 거다. 그리고 피해 여성들은 명백하게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하고 그 상황을 회피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에 대해서 공론화하거나 문제제기 하지 않을 것이다, 못할 것이다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얘가 하겠어? 자기 신분이 저런데 나한테 감히. 못할 거라는 확신이 드니까 자꾸 전화하면서 오히려 친근감을 표시하면서 이렇게 가는 거예요. 관리하면서 가는 거예요, 상황을.

◆ 이재정> 그 자신감이 사실 저를 더 위축되게 했다는 생각입니다. 사회 모든 현상에서 저 같은 일을 겪는 여성들은 많구나. 하지만 저분이 저렇게 자신감 있게 그 이후에도 2차 가해, 3차 가해나 다름없는 일을 버젓이 하는 것은 모든 여성들은 그냥 또 인내하고 공론화시키는 것은 포기했구나. 그럴 수밖에 없겠다라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도 저도 더 느끼게 되는 과정이었죠. 다른 이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 못지않게 용감하게 나섰다라고 생각하는 이재정 변호사였지만 제 문제에서만큼은 저의 피해자성을 드러내고 이 문제를 부딪혀 싸우기에는 제가 겪어야 될, 개인이 겪어야 될 여러 가지 불이익들이 너무 생생하게 상상이 돼서 사실 감행하지 못했습니다. 그 점이 그 점이 오히려 저한테는 더 큰 아쉬움과 상처로 남기도 했었거든요. 왜 내가 더 강하게 그 자리에서 아니라고 얘기 못 했을까. 왜 그 자리를 회피할 수는 없었을까 등등 여러 가지 저에 대한 책망이나 아쉬움들이 오랫동안 좀 지배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것은 지금 이 문제를 약소하게나마 소박하게나마 공개하고 난 이틀 간에도 끊임없이 하고 있는 갈등이기도 합니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글때문에 “의원님도 당해봤냐”는 식의 질문과 취재가 상처가 되고 불편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동참하기 위해서 한 일이고 이 글이 모든 구체적인 사실을 다 담지는 않았지만 저는 결단한 거고 분명히 내용을 밝힌 것인데 저에게 굉장히 상처가 됐던 말들이 있어요.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당했느냐.”

이어 그는 “서지현 검사님의 몫은, 역할은 모두 하셨다. 이제 우리가 하겠다고 이야기가 나온다. 여러분들이 용기내시면 남은 것들은 우리 김현정 앵커님, 진행자님 그리고 또 저 역시 국회에서 마찬가지고요. 우리 모두가 다 함께 책임지겠습니다. 함께 힘내고 용기 내보자”며 우리 사회가 이 문제를 책임지고 안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그분은 지금도 누군가에게 가해자가 되고 계시면서도 본인은 가해를 한다고 생각 못 하고 계시지 않을까. 저는 분명히 확신한다. 저는 처음도 아니고 제가 마지막도 아닐 것이다”며 다음과 같이 당부했다.

“지금도 스스로 가해자인지 모르는 우리 가해자분들께 정말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본인의 행동을 하나하나 살펴 더듬어 보시기 바랍니다. 엄청난 일, 많은 인생을 깨뜨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나는 평범한 남성이다 생각하지 마시고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꼼꼼히 되돌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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