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 문화장관의 초청으로 강연을 더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낮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이명박 전 대통령은 12일 재임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온라인 여론조작 활동을 보고받고 관련 지시를 했다는 의혹을 두고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 여론이 나오는 데 대해 “지난 6개월간 적폐 청산 (과정을) 보면서 이것이 과연 개혁인지, 정치 보복인지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초청 강연을 위해 바레인으로 출국하기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과 관련해 “이것은 정치적 국론을 분열시킬 뿐 아니라 외교안보에도 도움이 되지 않으며, 세계경제 호황 시기에 한국 경제가 기회를 잡아야 할 시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한 국가를 건설하고 번영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파괴하고 쇠퇴시키는 것은 쉽다”며 현 정부의 적폐청산 작업이 ‘과거 후퇴형 정치보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을 발전시켜나가는 데 힘을 모아야 하는데, 새 정부 들어 모든 분야의 갈등과 분열이 깊어져서 걱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외교안보의 위기”를 여러차례 언급하며, 최근 진행되고 있는 군 사이버사령부와 국가정보원 ‘댓글공작’ 수사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군의 조직이나 정보기관의 조직이 무차별적으로 불공정하게 다뤄지는 것은 우리 안보를 더욱 위태롭게 만든다”며 “(우리 정부가) 힘을 모아서 앞으로 전진해서 튼튼한 외교안보 속에서 경제가 발전해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셨으면 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최근 구속된 김관진 전 국방장관에게 댓글부대 증원 및 댓글공작을 지시했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상식에 벗어난 질문을 하지 말라. 상식에 안맞는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공항 주변에는 일부 시민들이 나와 ‘검찰은 이명박 출국 금지하라’, ‘MB 구속, 적폐 청산’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인천공항/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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