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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박근혜 국정원’ 세월호 유가족 사찰·여론전 개입했다

등록 2017-11-08 20:17수정 2017-11-08 21:11

개혁위 “보수단체 기자회견 등 관여
지휘부·청와대에 보고한 사실 확인”
박근혜 정부 국가정보원이 46일간 단식한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씨의 동향을 수집하고, 극우단체인 ‘어버이 연합’의 세월호 규탄 집회를 돕는 등 세월호 관련 여론전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는 8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가 조사한 ‘국정원의 세월호 여론조작 및 사찰 의혹’ 조사를 심사한 결과, “국정원 국내정보부서가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5월부터 2015년 7월까지 세월호 사고 관련 보수단체 집회 동향과 각계 세월호 관련 여론을 파악해 국정원 지휘부와 청와대에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개혁위 발표를 보면, 국정원은 2014년 6월 청와대 보고한 ‘국정운영 제언’에서 세월호 참사를 ‘2014년 하반기 국정운영의 가장 큰 위기이자 기회’로 지목하고, “세월호 집회가 과격시위로 변질될 수 있다”, “유사 안전사고 되풀이시 대정부 투쟁 재점화 불씨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등의 우려를 전한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정원 국내부서는 세월호 추모 행사인 ‘청춘열차‘를 비판하는 ‘한국대학생포럼’ 칼럼의 보수매체(<뉴데일리>) 기고와 ‘어버이연합’의 세월호 참사 규탄 집회 및 현수막 설치,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의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활동 규탄 기자회견 및 세월호 교재 퇴출 촉구 기자회견 등에도 개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 개혁위는 “국정원이 보수단체에 요청해 세월호 관련 비판칼럼 배포, 맞대응 시위, 온라인 활동을 하도록 한 것은 직무범위 일탈로 판단돼 관련자 징계 등을 검토하고, 제도 개선을 국정원에 권고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개혁위는 국정원 직원이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씨가 단식을 하다 입원한 병원에서 병원장과 주치의 등을 상대로 김씨 관련 정보를 얻은 정황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국정원 개혁위는 △국정원이 세월호 선박 실소유주라는 의혹 △해킹프로그램(RCS)을 활용한 유가족 사찰 △세월호에 실린 제주 해군기지 건설용 철근 선적에 국정원 개입 등은 사실로 볼 근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개혁위는 또 이날 국정원의 ‘탈북 화교 출신 유우성씨 간첩조작 사건’에서 간첩 혐의를 뒷받침할 유씨 동생의 진술이 수시 번복되고 결정적 물증이 없어 수사 실무진이 “강제 수사가 무리하다”고 반대했으나, 수사국장이 무시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유씨를 간첩으로 만들기 위한 증거 조작 과정에서 ‘윗선 지휘부’의 지시 정황은 없었다고 밝혔다. 개혁위의 이날 발표로 국정원 댓글 활동 등 15대 적폐 사건에 대한 조사는 종결됐다. 국정원 적폐청산티에프는 자유한국당이 조사를 요구한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의 국정원 적폐와 국민들이 제보한 의혹 등을 이달 말까지 조사한 뒤 활동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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