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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국정원 “영화 설국열차, 시장경제 부정·사회저항 부추긴다”며 빨간줄

등록 2017-10-30 18:24수정 2017-10-30 23:15

국정원 개혁위 ‘국정원, CJ 개입’ 조사결과 발표
CJ 제작 영화에 ‘별점 대신 빨간줄’
“<도가니>는 공무원 부패·비리 인식 주입
방송파업 지지 좌파세력 나영석 기용”
“<설국열차>는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사회저항운동 부추겨.”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8월27일 국가정보원이 청와대에 보고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에 대한 ‘영화평’이다. 별점 대신 ‘빨간줄’을 그은 것이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위원장 정해구)는 30일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지시를 받고 국정원이 작성·실행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국정원은 국내 최대 엔터테인먼트업체를 운영하는 씨제이(CJ)의 콘텐츠 생산 방향에 대한 자의적 평가를 청와대 올렸다. 국정원은 ‘CJ의 좌편향 문화사업 확장 및 인물 영입 여론’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보고서에 씨제이 계열사인 씨제이이앤엠(CJ E&M)이 제작한 영화들을 이렇게 평가했다.

“<살인의 추억>, <공공의 적>, <도가니> 등은 공무원·경찰을 부패?무능한 비리집단으로 묘사, 국민에게 부정적 인식을 주입”

“<공동경비구역 JSA>, <베를린>이 북한의 군인·첩보원 등을 동지?착한 친구로 묘사, 종북세력을 친근한 이미지로 오도”

“<설국열차>는 시장경제를 부정하고 사회저항 운동을 부추겨”

“천만 관객이 관람한 <광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토록 하는 등 지난 대선시 문재인 후보를 간접 지원”

“‘좌파’ 영화감독 장진에게 연출·진행을 맡겨 대통령을 폄훼하고, ‘여의도 텔레토비’ 코너에서 대통령을 패러디 한 ‘또’를 욕설을 가장 많이 하고 안하무인인 인물로 묘사. 정부비판 시각 조장”

“MBC 노조파업에 적극 가담했던 최일구·오상진 아나운서를 방송진행자로, KBS 노조파업을 지지했던 나영석 PD를 예능감독으로 기용하는 등 좌파 세력 영입”

“탁현민·김어준·표창원·진중권과 임수경 의원, 성한용 한겨레신문 기자 등을 토론 패널로 집중 출연시켜 종북좌파 입장 대변하도록 지원”

당시 국정원은 씨제이의 이미경 부회장을 “친노의 대모”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이 회사의 좌성향 활동을 묵인·지원해 국가정체성 훼손 등 정부에 부담 요인이 되지 않도록 씨제이 측에 시정을 강력 경고하고, 과도한 사업확장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건의했다. 민간 사기업의 사업방향까지 국정원이 평가하고 압박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10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미국으로 떠났다. 당시 씨제이는 건강 문제로 출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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