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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정치권 ‘안보 좌석론’ 설왕설래…운전석·뒷좌석·조수석·내비게이션까지

등록 2017-08-14 16:52수정 2017-08-14 18:05

문 대통령 “운전대 잡겠다” 발언 이후 남북관계 악화
민주당 “운전석 비좁지만 중재 포기하지 말아야”
자유한국당 “한·미·일 동맹 뒷좌석에라도 올라타야”
바른정당 “조수석 야당 태우고 ‘내비게이션’ 장착”
“운전석이 매우 제한적”(더불어민주당), 뒷좌석에라도 올라타야”(자유한국당), “조수석에 야당 태우고 내비게이션 달아야”(바른정당).

정치권에 ‘안보 좌석’ 논쟁이 한창이다. “한반도 문제의 운전석에 앉아”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풀어나가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이, 임계치에 달한 북-미 대결 구도에 갇히며 ‘시동’도 걸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의 운전석과 중재적 노력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비좁은 운전석론’을 제시했다. 추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 우리는 끊임없이 대화하고 중재하는 역할을 포기해선 안 된다. 전쟁이 일어난다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이 한반도이고, 그 여파가 중국에 미치는 것이기 때문에 강 건너 불구경하듯 여야가 티격태격하면서 (중국에) 책임 전가나 할 수만은 없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 등 강대국이 버티고 있는 한반도 문제 운전석에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남북관계 운전대를 잡겠다던 문 대통령이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며 “유유자적”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뒷좌석에라도 올라타라”고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미국과 북한이 서로 전쟁 운운하고 있지만 미국, 중국, 북한 어느 누구도 대한민국의 국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에게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고 있다. 한반도 안보 불안의 최대 희생자이자 당사자인 대한민국의 존재는 어디에도 없다”며 “‘문재인 패싱’ 현상이 실제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영화 관람을 하며 유유자적하고 있다. 불과 한 달 전만해도 ‘남북관계의 운전대를 잡겠다’며 호언장담했지만, 한반도 전쟁 위협 속에서도 어떤 구체적인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은 운전대를 잡겠다고 했는데, 지금 국민들은 조수석, 아니 뒷좌석에라도 ‘한·미·일 동맹차’에 빨리 올라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은 청와대 안보라인 재편이라는 ‘내비게이션론’과 여야정 안보협의체를 요구하는 ‘야당 조수석론’을 주장하고 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한민국 안보가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는데 우리 정부나 문재인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과 역할이 드러나지 않아 불안하다. 현재 상황에 대해 잘 몰라서 아무런 말도 못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까지 든다”며 “운전대는 잡았지만 갈 길을 잘 모른다면 좋은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교 전문가 중심인 청와대 안보라인에 군사전략 전문가를 영입하라는 것이다. 주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서는 “대통령이 운전대에 앉겠다고 하는데, 우리들은 조수석에라도 앉아서 운전해 가는 방향이라도 제대로 봤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치권에 좌석 논쟁이 가열되자, 문 대통령은 14일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어떤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북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정부의 원칙은 확고하다. 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다. 대한민국의 국익은 평화다.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안 된다”며 ‘운전대를 놓지 않겠다’는 뜻은 분명히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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