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의 ‘성지’로 불리며 화제를 모았던 자유한국당 5행시 공모전 결과가 발표됐다.
자유한국당 홍보본부장인 박성중 의원은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행시 공모전 당선작을 발표했다. 박 의원은 취재기자들에게 운을 띄워줄 것을 부탁했고, 이에 맞춰 최우수작으로 선정된 5행시를 읊었다.
자, 자유한국당은 자만과 분열 그리고 반목으로
유, 유권자들은 등을 돌렸습니다
한, 한번의 실패는 더 잘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여
국, 국민의 말에 귀기울이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당, 당당한 자유한국당으로 거듭나시길 기원합니다
박 의원은 “이번에는 쓴소리”라며 한 편 더 읊었다.
자, 자기 밥그릇을
유, 유난히 챙기니
한, 한번도
국, 국민편인 적이 없음이
당, 당연하지 않은가?
박 의원은 “각종 언론보도와 정치권의 높은 관심이 5행시에 대한 폭발적 참여로 이어졌다. 평소 자유한국당 공식 페이스북 댓글 수가 70~100개인데, 이번 공모전 참여 댓글 수는 2만2558건에 달했다. 도달율·공유수·좋아요 수도 100~300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격려도 많았지만 80% 이상이 뼈아픈 질책과 지적 사항이었다. 뼈아픈 지적도 밟고 일어나야 하니 이렇게 공개한다”고 했다.
심사 기준은 △무분별한 욕설과 비속어 제외 △창의성과 독창성 △당의 새출발을 응원하는 힘이 되는 메시지 △당 혁신과 보수우파 재건을 위한 건전한 비판과 쓴소리 △페이스북 ‘좋아요’ 수 등이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미우나 고우나 새로운 출발점에 선 한국당이 심기일전해 일어설 수 있도록 5행시로 응원해주세요”라며 전당대회 기간이던 지난달 19일부터 열흘간 댓글로 5행시를 짓는 경품 행사를 페이스북에서 펼쳤다. 이에 누리꾼들이 비판과 조롱 섞인 풍자시들을 대거 ‘출품’하며 화제가 됐다. 여기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까지 당 회의에서 자유한국당으로 5행시(‘자’유당 시절 독선 정치 ‘유’신시절 독재정치 ‘한’나라당 시절 독기정치 ‘국’민 고달픈 정치 ‘당’장 끝내야 한다)를 지으며 정치권도 가세했다. 이에 대해 박성중 의원은 “다른 당에서 무관심보다 반응을 해주는 것이 재미있지 않느냐”고 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